野 "K방역은 Kill방역이냐"..발끈한 정세균 "품위 지켜라"
野 "K방역의 K는 킬이냐"
丁총리 '정치신사' 이미지 벗고
언성 높이며 "품위 지켜라"
고통받는 자영업 사연엔 울컥
일각선 "대권위한 행보" 분석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대권 후보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총리는 국민의힘 요청에 따라 8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백신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평소 온화한 태도로 '미스터 스마일' '신사' 등 별칭이 따라붙는 정 총리는 앞서 정부 방역 대책의 미진한 점이 드러날 때마다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백신 도입이 미국·영국·이스라엘 등에 비해 늦어진 점에 대해선 가장 빠르게 인정한 바 있다.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방역 실패에 대해서도 "초기 대응 타이밍을 놓쳐 사태가 커졌다"고 했고, 자영업자 영업정지 피해에 대해선 "문제점을 모두 다 헤아리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날 국회에선 야당 의원들과 끝까지 시시비비를 다투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현재 41개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계획조차 못 잡고 있다"고 지적하자 "해당 국가들에 확진자가 하루 몇 명씩 나오는지 통계는 알고 계시냐"고 반문한 뒤 "그렇게 일방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실정에 맞는 전략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강 의원이 "미국 등에서 인구수의 5~7배에 달하는 백신 수량을 확보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정 총리는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시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백신을 공짜로 주는 게 아니지 않나. 다 국민 세금으로 사는 것"이라며 "정부는 언제 어느 정도의 물량을 계약하는 게 최선인지를 판단한 것이지, 남의 나라가 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강 의원은 동부구치소와 관련해 "재소자 중 50% 가까이가 확진됐다"며 "K방역의 'K'는 죽음을 뜻하는 '킬(Kill)'이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이 백신 물량 확보를 지시했다며 담당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하자, 정 총리는 굳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면서 "국가 원수에 대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들은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씀하신다"고 하자, "그런 국민 말씀은 못 들었다. 어떤 국민이 그러시냐"고 발끈했다. 정 총리는 "세계적 팬데믹 상황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야지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안 된다"며 "부족함은 있었지만 실패란 것엔 동의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야당 공세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가운데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대목에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헬스장 등의 집합금지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자 "역지사지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정말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영업하지 못하면서도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을 것인가.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정 총리의 이날 강경한 답변 태도에 대해선 대권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란 평가도 나온다. 정 총리의 대권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머무른 가운데, 그간의 소통·통합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전략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임 총리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 대표로 나와 오히려 야당을 꾸짖는 모습으로 높은 지지율을 획득한 바 있다. 향후 코로나19 백신이 실제 국내에 도입되고 방역 성과가 이어질 때 이를 정 총리의 공으로 확실히 하기 위해서도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
한편 정 총리는 우리나라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선 "2월에 가능하다"며 "백신은 접종 시작 시기도 중요하지만 언제 집단면역 수준의 백신 접종이 끝나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내년 가을 이전에 국민의 60~70%가 접종을 마칠 거라 생각한다"며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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