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가 현실로..가수로, 유튜버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강영운 2021. 1.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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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4명 포함 걸그룹 에스파
데뷔곡 최단기간 1억뷰 신기록
'부캐' 열풍에 AI 발달로 인기
해외선 가상 인플루언서로 활약
SM 신인걸그룹 에스파 멤버와 아바타. [사진 제공 = SM]
구세대와 신세대를 구분 짓는 리트머스 시험지. 바로 '아바타'다. 아바타를 보고 "그거 영화 제목 아냐"라고 하면 당신은 구세대일 가능성이 높다. 이걸 넘어 "그게 뭐야"라고 반문한다면 '구세대 중 구세대'라는 멸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에 아바타는 가수이자, 유튜버이면서 가까운 친구이기 때문이다. '아바타'를 활용한 대중문화 콘텐츠는 대세가 됐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제2의 자아를 상징하는 '부캐' 열풍과 기술의 발전이 맞물려 '아바타' 산업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중음악과 기술 결합에 가장 선진적인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아바타' 신세계를 개척한다. 여자 아이돌 그룹 에스파 얘기다. 에스파 멤버는 4명이면서 또 8명이다. 실제 멤버 4명에 '아바타' 멤버 4명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에스파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시작"이라고 소개했다.

더구나 에스파가 큰일을 냈다. 에스파 데뷔곡 '블랙맘바' 뮤직비디오는 8일 K팝 데뷔곡 사상 최단 기간 1억뷰를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17일 공개한 지 52일 만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발판 삼아 올해는 '아바타'와의 다양한 협업 무대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블랙핑크` 제페토 아바타. [사진 제공 = YG]
유튜버들도 '가상세계'에 접속을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터 '띠미'(구독자 91만명)와 아역 배우이자 크리에이터 '이채윤'(구독자 8만명)이 대표적이다. 이 둘은 최근 네이버가 운영하는 캐릭터 제작 애플리케이션 제페토를 이용해 가상 인플루언서로 지난해 11월 데뷔했다.

CJ ENM에서 크리에이터 육성을 전담하는 다이아티비가 네이버제트와 손잡은 뒤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제페토는 '아바타' 대표 플랫폼으로 통한다. 전 세계에 약 1억9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고, 10대 이용자는 80%에 달한다. 블랙핑크 등 K팝 아이돌이 제페토를 통해 자신의 '아바타'를 선보이면서 플랫폼 인기도 덩달아 날았다. 다이아티비는 제페토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가상 인플루언서를 육성할 계획이다.

싸이더스가 개발한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사진 제공 = 싸이더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유명인) '로지'도 유명 아바타 중 하나다. 싸이더스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얼굴을 분석해 3D 기술력으로 창조했다. 동양적인 얼굴과 남다른 신체 비율로 만든 '로지'는 실제 사람을 방불케 한다. 화보나 개인 일상을 공유하고 댓글이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소통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에 빠른 속도로 1만명에 가까운 인스타그램 폴로어를 모으는 등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각종 유명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폴로어가 293만명에 달하는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사진 제공 = 릴 미켈라 공식 인스타그램]
해외에서는 이미 '아바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미국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폴로어는 290만명이 넘는다. 스타트업 '브러드'가 3D 그래픽·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직접 개발했다. 브라질 미국계 19세 여성을 콘셉트로 한 '릴 미켈라'가 대중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브랜드 광고 모델 1순위로 떠올랐다.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 발망도 2018년부터 가상 모델 '슈두(Shudu)'를 제작해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슈퍼모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아바타' 활동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버추얼 크리에이터 '세아(SE:A)'가 릴레이 기부콘서트를 열었다. 트위치와 유튜브 양 플랫폼에서 24시간 동안 총 20만명의 누적 시청자를 달성했다. 방송 중 30만건 이상의 채팅 메시지가 등록됐다. 일반인 못지않은 인기다.

김헌식 평론가는 "아바타를 향한 도전은 이미 20년 전부터 진행됐지만, 조악한 기술력 때문에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면서 "최신 기술로 고품질 아바타를 구현하면서 젊은 세대의 열광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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