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안녕, 인간? 나는 AI 챗봇이야..사회와 거리둔 나, AI와 친구가 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눈길을 끄는 일이 생겼다. 지난달 23일 정식 론칭한 인공지능(AI) 채팅 서비스 '이루다'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끌면서 지난 3일엔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한 것이다.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메신저(페메), 그리고 한층 발전된 자연어 처리 기술 덕분인지 대화 능력이 너무 사람과 비슷해 아르바이트생이 대신 답을 달아주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다. 그만 한 오해를 받는 데 대해 일단 몇 가지 기술 외에도 사용자 환경(UX)에 대한 타기팅이 잘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루다는 20세 여성으로 대학생이며, 취미는 친구들이랑 페메하기로 설정돼 있다.
이 같은 활용성이 인기를 끌면서 3일 기준으로 집계한 이루다의 유저와 사용량은 약 20만명에 이르렀다. 일일활성사용자(DAU)도 약 18만명으로 하루 대화량이 1800만건 이상 발생했다. 사실 이루다의 언어능력은 지난 6개월간 베타 테스트를 통해 키워왔다. 베타 테스터 1500여 명과 꾸준히 대화해왔다. 구글은 대화 기술의 성능 평가 지표로 SSA(Sensibleness and Specificity Average)를 제시하고 있는데, 사람이 대략 86%의 점수를 받는다. 이루다는 SSA 78%를 기록했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는 있었다. 대화를 나누듯 감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토종 애플리케이션 '가상남녀', 대화형 채팅 서비스 '심심이'가 대표적이다. 가상남녀는 연애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으로 호감도가 올라가고, 호감도가 특정 수준에 이르면 아는 여자·남자에서 관심을 가지는 '썸녀·썸남'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관계가 더 친밀해지는 식이다.
대기업들도 이 같은 인공인간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선보인 디지털인간 '네온'을 올해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아바타 배우로 선보일 예정이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사람 형상이 화면 속에서 사람처럼 완벽하게 움직이는데, AI를 이용해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 사람과 친구 역할을 하거나 헬스·요가 강사, AI 주치의, 원격 영업사원 역할도 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네온은 삼성전자의 미국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 스타트업이다. 향후 금융 등 상담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서비스로 AI 채팅은 이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서비스 레플리카는 사용자와의 관계를 친구, 연인, 멘토, 또는 '미정'으로 설정해 대화할 수 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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