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애플과 손잡고 미래차 판도 흔들까.. 협력설에 주가 급등

조병욱 2021. 1. 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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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연합뉴스
‘미래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애플과 손잡고 ‘애플카’를 만들 수 있다는 소식에 관련 업계가 크게 술렁인 하루였다. 현대차는 “아직 초기단계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협력 가능성’ 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8일 현대차와 애플이 자율주행 기반의 전기차 ‘애플카’ 출시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에 증권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장중 한때 23.79% 상승한 25만5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장중 상한가에 오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최근) 현대차의 주가 급등은 1988년 이후 최대폭”이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산이 20억달러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외신을 통해 애플이 전기차를 준비중이며 2024∼2025년 출시될 수 있다는 소식에 이미 한 차례 자동차 업계는 큰 파장이 일었다. 애플은 자율주행 기술만 제공하거나, 기존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직접 배터리까지 제작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실제 애플은 ‘타이탄’이라는 차량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준비해왔다.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시범차량에 대한 주행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구체적인 개발 소식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애플카’ 소식이 알려진 직후 LG전자가 캐나다 자동차 부품제작사와 합작 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 협력사가 애플과 협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때문에 LG 관련 주식도 급등했다. 애플은 현재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테슬라에 대항할 새로운 경쟁자 중 하나로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자동차 제작사 외에는 애플과 구글이 자율주행 기술이나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견된다.

이날 현대차는 우선 애플과의 협력 소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미확인)’ 공시를 통해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애플과 협력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현대차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사진=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실제 애플과 현대차의 협력이 성사되면 상승효과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세계 5위권의 완성차 생산 기반과 2위권의 친환경차 판매 실적을 갖추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IT업체들에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데이터 시장으로의 교두보가 되어줄 빅테크 기업(애플)과의 협력은 B2C 업체인 현대차·기아차 및 B2B 밸류체인인 현대모비스, 만도, 위아 등에게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전망”이라며 “이 같은 흐름의 구체화가 이루어질수록, 이들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레벨의 기업가치 부여가 강화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제 협력이 이뤄지기 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은 만큼 너무 큰 기대감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전기모터 기술 기반의 가전업체로 입지가 높은 다이슨도 2016년 전기차 제작에 뛰어들어 7500억원을 투자해 시제품까지 출시했으나 2021년 첫 양산을 하겠다던 계획을 접고 사업성을 이유로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작 투자인지 전략적 기술제휴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고 보통 이같은 논의는 성사되는 가능성이 반반정도”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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