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는 단문보다 중문과 복문을 많이 썼다"

이승우 2021. 1. 8. 16: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인과 바다'는 20세기 영미 소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다.

이정서의 번역으로 도서출판 새움에서 최근 출간한 '노인과 바다' 원서 전문 수록 한정판은 헤밍웨이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를 직역한 판본이라고 한다.

국내에 번역된 '노인과 바다'도 문장들이 뚝뚝 끊어진 건조한 단문으로 돼 있다.

하지만 사실 '노인과 바다' 원문을 보면 헤밍웨이의 문체는 하드보일드는 맞지만, 쉼표 또는 접속사를 즐겨 사용하는 중문과 복문이 많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hrist는 제기랄 아닌 주님"..새 번역으로 읽는 '노인과 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노인과 바다'는 20세기 영미 소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다. 퓰리처상(1953)과 노벨문학상(1954) 수상은 명작임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쿠바 해협에서 큰 물고기를 잡지만 상어에게 다 뜯어먹힌 채 빈손으로 돌아오는 한 노인을 그려낸 단순한 이야기 구조의 소설이다. 그러나 이런 미니멀한 플롯을 통해 감동을 자아내는 것에서 진짜 고전의 향기를 풍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읽어봤을 이 소설의 기존 한국어 번역본들에 오역과 의역이 가득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위대한 개츠비', '1984' 등을 새롭게 번역해 주목받은 이정서는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번역가다.

이정서의 번역으로 도서출판 새움에서 최근 출간한 '노인과 바다' 원서 전문 수록 한정판은 헤밍웨이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를 직역한 판본이라고 한다.

우리는 통신 기자 출신인 헤밍웨이의 문체가 '하드보일드(hard-boiled) 단문'이라고 통상 알고 있다. 국내에 번역된 '노인과 바다'도 문장들이 뚝뚝 끊어진 건조한 단문으로 돼 있다.

하지만 사실 '노인과 바다' 원문을 보면 헤밍웨이의 문체는 하드보일드는 맞지만, 쉼표 또는 접속사를 즐겨 사용하는 중문과 복문이 많다. 과거 번역본은 역자들이 마음대로 문장을 쪼개고 더하고 의역하는 바람에 원래의 감동을 얻기 어렵다고 이정서는 주장한다.

이정서는 노인의 대사에 나오는 'God'과 'Christ'도 기존 번역본들에서 해석해온 감탄형 속어로 보지 않는다. 앞뒤 맥락을 볼 때 저 단어들은 속어로 쓰인 게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 '주님'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Christ, I did not know he was so big."는 "제기랄, 저 (고기) 놈이 저렇게 클 줄은 미처 몰랐는걸"이 아니라 "주님, 저는 그(고기)가 그렇게 크다는 것을 알지 못했나이다."로 해석하는 게 맞는다고 이정서는 주장한다.

새움 측은 1952년 8월 28일 자 뉴욕타임스 서평에서 '노인과 바다의 도덕적 풍토는 신선할 정도로 건강하고 노인의 시련은 감동적'이라고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틈틈이 '제기랄', '망할'을 입에 달고 있는 노인의 캐릭터를 통해 과연 저 리뷰 속 노인의 건강함이 느껴질 수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정서와 새움 측은 또 이 소설 속 '소년'의 나이를 11~12세 정도로 추정하게 만든 건 기존 번역본들의 잘못이라며 실제 작품 속에서 에둘러 언급된 소년의 나이는 17~18세라고 강조했다.

새움은 이번 한정판에 'The Old Man and the Sea' 원문도 전체 그대로 수록했다. 새움 관계자는 "기존 번역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단지 역자의 개인 의견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leslie@yna.co.kr

☞ "조재현에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 3억원 손배소 패소
☞ 서바이벌 출신 방송인 경동호,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
☞ '개는 훌륭하다' 강형욱 출연료 제대로 못받아
☞ "바닷 속이 더 따뜻해" 영하 12도 한파에 서핑
☞ 금은방·금고털이에 토막살인까지…"범인은 경찰"
☞ '우즈 사생활' 공개…섹스 스캔들 일으킨 2009년 다뤄
☞ "지하철 연착 책임져" 반년간 욕설·폭언
☞ 민주 당원게시판에 이낙연 퇴진·이재명 출당 투표 대결
☞ '20살 AI 이루다' 인기 끌자…성희롱 방법이 공유됐다
☞ '몽둥이, 망치로…' 도심에서 10년간 무자비한 개 도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