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들을 어찌하리오'..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불러낸 이재명

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 입력 2021. 1. 8. 16:48 수정 2021. 1. 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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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중앙관료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이 글에서 "대통령님은 관료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관료조직을 적대시하기보다 시대의 온도, 시대의 가치관을 통해 계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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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관료에 포획됐다' 자평.."시대의 기온으로 관료주의 극복해야"
이재명 "노무현의 고뇌, 이어나가야..결국 용기와 결단의 문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월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중앙관료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보수적 재정정책 기조 속에서 '재난지원금 선별 지원'에 무게중심을 둬 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난해 여러차례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또 '산재예방을 위해 근로감독관을 늘려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사업장 단속과 관리에 나서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는 "나쁜사람들"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질타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11월 17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료들이 시장 중심사고에 갇혀 코로나19 확산과 양극화라는 변화된 상황에 맞는 유연하고 유능한 사고를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관료들이 공부를 더하고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월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 故 노무현, '관료에 포획됐다' 자평…"시대의 기온으로 관료주의 극복해야"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관료주의 타파'를 위해 고심했다.

그가 퇴임 후 직접 쓴 육필 원고와 참모진과 학자들에게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엮어낸 책 '진보의 미래'의 2부 '참여정부는 관료주의에 포획되었나'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거 하나는 내가 좀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했던 거는 오히려 예산을 가져오면 색연필 들고 '사회정책 지출 끌어올려' 하고 위로 쫙 그어버리고, '여기에서 숫자 맞춰서 갖고 와' 이 정도로 나갔어야 하는데…… (중략)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요. 그래 무식하게 했어야 되는데 바보같이 해서……"

노 전 대통령은 특히 관료와의 관계에 대해 "그냥 앉아서 관료에 포획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료를 바라보는 노 전 대통령의 시선만큼은 따뜻했다.

"나는 그 관료들을 보고 관료들이 자기들의 이익에 충실한 거는 맞고, 자기들의 사고방식을 기준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것도 맞고, 관료들도 사람이고 조직에 소속된 이상 조직 이기주의가 있는데, 말하자만 관료주의라고 하는 이기주의가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적대시해선 안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관료주의를 조금이라도 희석시켜 열심히 일하게 하고 일하는 방향을 바꾸게 할 수 있을까.

그는 책에서 관료주의 극복 방법으로 이른바 '시대의 기온론(氣溫論)'을 역설했다.

관료들도 시대와 동떨어져서 가려고 하진 않는만큼 관료들이 그 시대의 가치관을 실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기온이 계절을 만들어 내는 거 아닙니까? 진보 정권이 들어가면 관료들이 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그것이죠. 갑자기 어느 날 호루라기 딱 불어서 '야 옷 벗어' 이게 아니고, 봄이 왔다는 것을 계속…… 지금은 봄이다, 지금은 진보주의 시대다, 진보주의가 우리의 살 길이고 우리의 미래다, 이런 것을 끊임없이 확산시키고 거기에 맞는 일들이 생기도록 신호를 주는 그런 게 중요해요. 총론적으로 신호를 주고 각론적으로도 최대한 신호를 주고 해서 그렇게 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
◇ 이재명 "故 노무현의 고뇌, 이어나가야…결국 용기와 결단의 문제"

노 전 대통령이 주장한 '시대의 기온론'은 중앙 관료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이재명 지사에게도 울림을 전했다.

이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관료에 포획되지 않으려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회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대통령님은 관료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관료조직을 적대시하기보다 시대의 온도, 시대의 가치관을 통해 계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 고뇌의 뜻을 이어나가는 것은 남은 이들의 몫"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가 '고뇌'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에게도 '관료주의 극복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앞서 언급한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정책과 관료주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손해도 이익도 없는 것은 정책이 아닙니다. 정책이란 개혁이란 전진이란 기존의 제도로부터 이익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 구조를 바꾸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개혁 정책에는 이해 갈등과 충돌이 있어요. 즉, 기득권의 저항이 있어요. '이걸 할 수 있냐 없느냐'는 결국 기득권자들의 저항을 견뎌낼 용기와 결단의 문제입니다"

관료사회와 줄곧 예리한 각을 세우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지지율에 그닥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오늘날 코로나와 양극화로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사는 문제'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우리 사회를 진단했다.

서민들이 '죽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정치인과 관료사회의 토론은 아무리 격렬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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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 ycbyu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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