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상 최대 실적 잔치에 고개 숙인 LG폰

황정빈 기자 2021. 1. 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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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기 연속 적자..새해 ODM 확대·화웨이 공백 공략

(지디넷코리아=황정빈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10월 15일(현지시간) LG윙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면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스마트폰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제조개발생산(ODM) 확대 및 보급형 스마트폰 매출 증가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ODM 비중을 더욱 확대해 영업 손실을 줄이고, 중남미와 유럽에서 화웨이 공백을 공략해 매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천18억원)보다 535.6% 증가한 6천4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16조 612억원)보다 16.9% 증가한 18조7천82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분기 사상 역대 최대 매출액이며,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 영업이익이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긴 3조1천91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1천억원 후반대~2천억원 초반대 수준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1천484억원)보다는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전년 동기 영업손실(3천322억원)보다는 대폭 감소했다. 작년 연간 손실액은 7천797억원에서 8천18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보급형 스마트폰 매출 증가와 ODM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4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북미, 중남미에서의 보급형 매출 증가로 손실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LG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천470만대로 전년(2천970만대) 대비 500만대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천42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롤러블폰으로 추정되는 LG윙 온라인 행사때 공개된 새로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제품 티저 영상.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디스플레이가 회전되는 'LG 윙'을 출시했다. LG 윙은 혁신적인 폼팩터 변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LG전자의 새 프로젝트 '익스플로러 라인'의 첫 제품이다.

LG전자는 아울러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미 시장에 출고가 400달러의 보급형 5G 스마트폰인 'LG K92 5G'를 출시했다. K92는 K시리즈 가운데 첫 5G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고가에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보급형 5G 스마트폰을 앞세워 북미 5G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중남미와 유럽에서 미국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 공백을 적극 공략해 스마트폰 매출 확대를 꾀한다.

MC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한국, 일본에서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서는 보급형 모델과 소비자 신뢰를 통해 기존 화웨이 대체해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유럽에서는 5G와 뉴 폼팩터 레버리지로 화웨이 빈자리를 공략해 프리미엄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2021년에는 스마트폰 손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중남미는 LG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 중 27%, 매출액 중 19%가 발생하는 핵심 지역으로 화웨이의 사업축소에 따른 반사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ODM 확대 및 공장 이전으로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전자는 지난해 MC 사업부 산하의 ODM 사업을 맡고 있던 BTD 사업실을 'ODM 사업담당'으로 격상했다. 해당 조직의 규모가 커진 만큼, 올해 ODM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ODM 비중은 전체 물량의 70%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라인은 자체 생산, 중저가 라인은 ODM이라는 투트랙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판단, 내년에도 해당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바(Bar)' 타입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레인보우(가칭)'와 익스플로러 라인의 두 번째 제품인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LG 롤러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마트폰 사업이 턴어라운드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0'에서 2021년에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이후 판매가 부진할 경우 MC 사업의 적자 축소방향으로 스마트폰 사업 포트폴리오에 전략 변화를 예상한다"며 "5G 폰 이후 스마트폰의 차별화가 적어진 시점에서 선호 브랜드의 고착화로 LG전자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황정빈 기자(jungvin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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