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비워놓는 의도는 뭘까' 과기연구회·창의재단 이사장 공석장기화

김민수 기자 2021. 1.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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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늦어지며 잡음 커지고 이익집단·이해당사자들 '입김'만 키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한국과학창의재단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심 기관들의 신임 기관장 선임이 장기화하고 있다. 수개월째 공석인 기관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적기에 적임자를 기관장으로 선임하지 못한 과기정통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져 나오는 모양새다.

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일 원광연 NST 전임 이사장이 퇴임한 뒤 3개월째 NST 이사장이 공석이다. 창의재단의 경우 지난해 직원 비위 사실 적발과 내부 고발, 과기정통부의 감사 등 내홍이 생기면서 6월 사임한 안성진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 선임이 6개월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핵심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는 과기정통부가 ‘좌고우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창의재단과 NST는 지난해 11월 각각 기관장 후보자 3명을 압축해 과기정통부에 추천했지만 2개월째 과기정통부가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전 정부 인사 논란·투서로 잡음만 커진 NST 이사장 선임...재공모 가능성도 ‘솔솔’

NST는 지난해 11월 26일 이사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병권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과 이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임혜숙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를 NST 차기 이사장 후보자로 결정하고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그러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10일 ‘제3대 NST 이사장 후보자 3배수 선정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성명서에서 “3배수에 선정된 후보자들의 면모를 보면 위기에 처한 출연연과 과기정책의 현장을 지휘할 이사장으로서 의외의 인물들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이병권 후보자는 KIST 원장을 연임한 경력이 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출연연 기관장으로 부적절한 처신에 구설에 오른 바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KIST 내에 건립해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출연연구기관 경험이 전혀 없는 교수 출신의 인사가 NST 설립 목적에 맞게 출연연을 이끌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출연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관리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NST 이사장 구실을 제대로 할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NST 이사장은 이사장추천위원회가 3명의 후보를 결정해 과기정통부에 추천하면 청와대의 재가를 얻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종 1인을 임명한다. 이런 이유로 과기계 안팎에서도 전 정부 인사인 이병권 전 KIST 원장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나머지 후보자 2명 중 1명인 이재성 UNIST 교수는 포스텍에서 UNIST로 옮길 당시 위약금 대납 의혹과 박사학위가 없었던 딸의 UNIST 교수 채용에 관한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 등이 투서를 통해 과기정통부에 제출돼 구설수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검증 과정에서 잡음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NST 차기 이사장 선임 관련 재공모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과기정통부와 청와대가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재공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 반년간 공석 창의재단 이사장...최종 후보 3인 정해놓고도 2개월째 최종 결정 못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안성진 전임 이사장이 지난해 6월 사임한 뒤 강도 높은 과기정통부의 감사를 받으며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초 3명의 후보자를 선정하고 과기정통부에 추천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3명의 후보자는 김차동 전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장(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과 이은우 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전 교과부 국제협력국장), 조율래 전 교과부 2차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3명의 후보자 모두 교과부 출신 관료라는 점에서 관료 출신 이사장을 선임해 쇄신이 필요한 창의재단을 이끌게 해야 한다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의지가 엿보이는 선임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율래 전 차관으로 차기 창의재단 이사장이 확정됐다는 소식도 나왔지만 아직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을 산하 기관장으로 앉히려고 한다는 외부 비판으로 과기정통부가 선임을 꺼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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