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 "정신력 지킨 비결? 난 무너지는 걸 두려워 하지 않는다"

김형준 2021. 1. 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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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막을 내린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리액션 부자' 김아림(26ㆍSBI저축은행)의 골프인생 2막이 시작된다.

어느덧 20대 중반에서 후반을 향하게 된 그는 "미국 무대라면 내 골프가 많이 성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과감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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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이 지난달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휴스턴=AP 연합뉴스

지난달 막을 내린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리액션 부자’ 김아림(26ㆍSBI저축은행)의 골프인생 2막이 시작된다. 어느덧 20대 중반에서 후반을 향하게 된 그는 “미국 무대라면 내 골프가 많이 성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과감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LPGA 메이저 퀸’ 타이틀을 달고 미국 무대를 향하는 김아림은 8일 본보와 비대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LPGA 도전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 대신 ‘국내에서 잘 하다가 기회가 되면’ 자연스레 진출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며 “US여자오픈 때 말로만 듣던 ‘황홀한 연습환경’을 직접 경험해보고 미국 무대 도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미국 무대에서 자신의 골프가 더 성장하길 바란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7경기에 출전해 15경기에서 상금을 수령한 그는 막판 4개 대회에서 톱10에 들며 출전권을 획득한 US여자오픈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며 “믿기지 않아 우승 후에도 매일 아침 기사를 재확인했다”고 털어놨다.

플레이 때 리액션이 가장 풍부한 선수로 꼽히는 그를 쫓아 걸으면 지루할 틈 없다. 지난해엔 헤저드에 굴러 빠지는 공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도 18번 홀 퍼트를 성공한 뒤 타이거 우즈(46)처럼 불끈 쥔 주먹을 휘두른 그는 “그 퍼트가 엄청 중요하다는 걸 느꼈던 만큼 성공했을 때 전율이 컸다”며 짜릿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아림이 지난달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18번 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휴스턴=AP 연합뉴스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큰 무대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그는 정신력을 지킨 비결을 묻자 “난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그의 골프 철학이기도 하다. 김아림은 “난 무너지고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맞으려 한다”며 “경기를 앞두곤 ‘샷을 쏠 땐 어린아이처럼, 실수했을 땐 세상 다 살아본 사람처럼 받아들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전했다.

US여자오픈에서 그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회를 마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승 날 경기 사진에 얼굴을 모두 드러낸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었지만, ‘방역의 정석’을 세계에 알렸다. 김아림은 “마스크를 착용하니 공을 볼 때 시야를 조금 가리고, 오래 쓰면 두통이 생겨 불편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끝난 자가격리 기간 동안 하루 종일 좋아하는 게임도 하고 엄마와 수다도 실컷 떨며 휴식을 취했다는 그는 이제 새 시즌을 향해 달린다. 목표는 소박하지만 명확하다. “오늘보다 더 성장한 내일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아림은 “난 누군가의 기억에 어떻게 남기 보단, 내 스스로가 당당하고 멋있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는 시간에 뿌듯하게 웃을 수 있길 꿈 꾼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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