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던 SKT 주가, 급등한 배경은..5G 가입자·실적 기대감

조소영 기자 2021. 1. 8. 1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회성 아닌 5G 가입자 확대 등 통신 부문 실적 개선 힘입어
하이닉스 비롯해 11번가 등 자회사 가치 상승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T타워. 2020.2.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경기 방어주'로 불릴 정도로 변동폭이 적었던 SK텔레콤의 주가가 최근 역대급으로 상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장중 27만45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다가 26만5000원으로 전일 대비 1.85% 감소하며 마감했다.

전일 SK텔레콤 주가는 7.78% 오른 27만원을 기록하면서 상승 폭 기준 13년 만(2007년 10월10일의 8.65%)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은 일부 조정을 받아 하락마감했지만 지난 52주간 '박스권'을 형성했던 25만원 선을 지난 7일 돌파한 이후 26만원선을 지키고 있어 상승 여력이 남았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5G 가입자 확대 등 통신 부문 실적에 기대

SK텔레콤의 주가상승 이유는 '1회성'이 아닌 이 회사의 본업인 통신사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와 자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보다 의미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 주가는 코스피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지난 11~12월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11월 이후 12월까지 두 달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무려 26.7%인데 반해 SK텔레콤 주가는 11% 상승했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주가는 13.4%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증권가는 이번 SK텔레콤 주가 급등 배경으로 통신 부문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4분기 매출은 4조7692억원, 영업이익은 2613억원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60.8%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의 4분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통신 부문의 실적 호전이 본격화된 영향이 크다. 현재 SK텔레콤을 포함한 이동통신 3사는 신규 5G 스마트폰 단말기 출시에 따른 가입자 추가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이통 3사와 알뜰폰을 합친 전체 5G 가입자 수는 1093만2363명이다. 이는 전월(998만3978명)보다 94만8385명 증가한 것으로 올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같은 해 10월 애플의 첫 5G폰 '아이폰12'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9일 삼성전자의 새로운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이 정식 출시되는 점도 실적 기대감을 높인다.

과기정통부의 심사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5G·LTE 온라인 가입 전용 요금제'(언택트 요금제) 또한 추후 SK텔레콤 5G 가입자 견인의 주요소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오프라인에서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 기존 요금보다 30% 가량 낮춘 '5G·LTE 온라인 요금제'를 지난해 12월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상태다.

정부가 5G망을 이용한 '융합서비스 활성화'에 나선 점도 통신 부문 호전 기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월27일 망 중립성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통신사들이 자율주행차나 원격의료 등 특수서비스들에 한해 고품질 5G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 간 거래(B2B),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통신사들이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상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부문의 실적 호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아직은 5G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탓에 주가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이동전화 매출액 증가가 나타나면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제공) 2021.1.4/뉴스1

◇하이닉스 비롯해 11번가 등 자회사 가치 상승

SK텔레콤 자회사들의 가치 상승 역시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갖고 있다. 전일 SK하이닉스 시가총액(97조9163억원) 기준 SK텔레콤의 지분 가치는 20조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가 SK텔레콤 시가총액(1월7일 기준 21조8013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또 SK텔레콤의 비상장 자회사인 11번가, SK브로드밴드 등의 몸값이 높아지는 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11번가(이커머스), 티맵 모빌리티를 포함한 SK브로드밴드(미디어), ADT캡스(보안), 원스토어(게임) 등의 주식공개상장(IPO)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의 제휴를 체결했고 12월29일 신설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티맵 모빌리티도 우버와 제휴를 맺었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 자회사의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이 밝아지면서 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올랐다. 또 11번가가 아마존과 제휴하기로 했고 티맵 모빌리티의 경우, 우버와 제휴하면서 SK그룹의 자율주행자동차, 공유 경제를 주도할 주체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자회사 가치에 대한 투자가들의 신뢰가 높지 않지만 올해부터 IPO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고 일부 업체들의 펀딩을 통한 가치 입증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도 "11번가는 아마존과의 제휴 체결로 해외직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국내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