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빼고 다 뽑은 외국인 타자, 로하스를 이을 MVP 후보는 누구?
[스포츠경향]
KBO 리그 한 해 농사의 절반이라 불리는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이 거의 마무리됐다. 투수는 아직 NC와 두산이 확정하지 않았지만 각각 우완 웨스 파슨스(29)와 우완 워커 로켓(27)의 영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직 후보조차 떠오르지 않는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키움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 올시즌 KBO 리그를 누빌 30명의 외국인 선수 진용이 갖춰진다.
팀의 1, 2선발을 확실히 책임져야 하는 외국인 투수의 역할처럼 외국인 타자는 팀의 중심 타선을 맡아줘야 한다. 지난 시즌 NC 애런 알테어의 경우처럼 8번 타순에서 위력이 배가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상위 타선으로 와 한 타순이라도 더 거치는 것이 팀 전력에는 플러스다. 키움을 제외한 9개팀 중 6개팀은 지난 시즌 활약한 이들이 재신임됐고, KT와 삼성, 한화는 새 얼굴이 들어왔다.
결국 팀이 이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지난해 KT에서 뛴 멜 로하스 주니어(31)다. 지난해까지 4년째 KT에서 뛰었던 로하스는 지난 시즌 홈런(47개), 타점(135점), 득점(116점), 장타율(0.680) 등 타격 주요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매년 성장한 힘과 정확도, 스위치히터로서 투수유형에 대한 약점도 크지 않았던 로하스는 지난해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로하스는 시즌 후 일본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어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이제 KBO 리그는 로하스의 왕좌를 물려받기 위한 외인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아무래도 KBO 리그를 한 번이라도 더 경험한 재계약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가장 앞선에 있는 선수는 LG 로베르토 라모스(27)다. 라모스는 지난해 38개의 홈런으로 역대 LG 선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20대 후반으로 아직은 어린 나이에 준플레이오프 2차전 홈런 두 방으로 큰 경기에도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고질적인 허리부상만 떨쳐낸다면 로하스의 자리를 채울 1순위로 기대된다.
KIA의 프레스턴 터커(31)역시 MVP 후보다. 2019년 대체 선수로 들어와 지난해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낸 터커는 32홈런, 113타점, 장타율 0.557로 단숨에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힘은 더했지만 선구안도 좋아져 OPS(장타율+출루율) 형 타자로 올라섰다.
올시즌 새롭게 KBO 리그를 찾는 이들 중에서는 KT 조일로 알몬테(32)가 기대를 모은다.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일본 주니치를 거친 그는 로하스와 같은 스위치 히터라는 점과 아시아 야구를 겪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의 호세 피렐라(32) 역시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한 후 샌디에이고를 거쳐 일본 히로시마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오재일이 합류한 타선에 우타 거포로서 합류하며 삼성 타선의 중량감을 배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라이온 힐리(29)는 삼진이 많은 점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잘 맞은 타구를 뜻하는 배럴타구 비율이 7.9%로 제대로 맞으면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됐다. 올시즌 부쩍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줄어든 한화 타선의 기대주로 꼽힌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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