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누리꾼,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비아냥

정인환 2021. 1. 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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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은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속보가 전해 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특히 지난 2019년 7월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시위대가 입법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과 견줘 미국의 '이중잣대'를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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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민주화 운동, 미국은 폭동?"
중 누리꾼, 미국 '이중잣대' 조롱
"펠로시 사무실에도 아름다운 광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 시각) 상·하 양원의 대선 결과 최종 확정에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 연방 의회 의사당 벽을 타고 건물 위쪽으로 올라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은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속보가 전해 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홍콩 시위대의 입법회 의사당에 난입 사건과 비교하며 “그때는 눈부신 민주화 운동이라 해놓고, 막상 미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니 왜 다른 소리를 하느냐”는 조롱 섞인 반응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선 8일 낮 12시 현재 135만여명이 검색한 ’트럼프 지지자 링컨 기념관 항의 집회’가 실시간 핫이슈 9위에 올랐다. 전날에도 <신화통신>을 비롯한 관영 매체가 일제히 미국 상황을 속보로 전하면서, ’트럼프 지지자 미 의회 난입’이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며 이날까지 관련 글의 누적 조회 수가 8억6천만회를 기록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특히 지난 2019년 7월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시위대가 입법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과 견줘 미국의 ’이중잣대’를 질타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며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발언하는 장면과 그의 집무실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 시위대의 사진 등을 함께 올리고 “펠로시 의장 사무실에서도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흑인 시위대와 백인 시위대에 대한 미국 경찰의 차별적 대응을 부각하는 누리꾼도 있다. 한 누리꾼은 의사당 난입 사건 직후 링컨 기념관 앞으로 몰려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우선주의'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이는 사진과 함께 "흑인 시위대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경찰을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트럼프를 위해 싸운다"고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트럼프 황제가 바이든을 꺾을 수 있기를 중국 인민도 바다 건너에서 지지한다. 트럼프 황제 만세"라고 비꼬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무법 폭동'이라며, '폭동 가담자들을 신속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홍콩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그는 '홍콩 시민과 함께한다'며 입법회에 난입한 시위대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짚었다. 선이 푸단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신문망>에 "그간 미국은 '민주주의의 등대'를 자처하며, 자국 정치제도의 우월성을 앞세워 다른 나라에 간섭을 해왔다"며 "이번 사태로 미국이 '민주주의의 등대'라는 신화는 깨졌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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