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어떤 앱을 써야 하나요?"..70여개 앱에 소비자만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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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강조한 건 디지털과 플랫폼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이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한 만큼 디지털과 플랫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 간 디지털·플랫폼 경쟁을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은 아직 차갑기만 합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은행들의 애플리케이션에 혼란만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주요 5대 은행 출시 앱만 80개
은행마다 메인 앱 제외해도 10개 넘어
구글 플레이에서 은행 이름을 검색한 뒤 해당 은행이 개발자로 되어 있는 앱을 찾아봤습니다.
오늘(8일) 기준으로 ▲신한은행 14개 ▲국민은행 20개 ▲하나은행 15개 ▲우리은행 12개 ▲농협은행 19개입니다.
주요 시중은행 5곳이 출시한 앱만 80개에 달합니다.
물론 이 중에는 출시된 지 오래됐거나 사용이 중단된 앱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은행 이름을 검색하면 이 모든 앱을 볼 수 있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은행마다 사업자(기업) 전용 앱을 하나씩 운영 중인데, 이 앱을 제외한 나머지 앱은 대부분 개인 고객용입니다.
왜 이렇게 앱이 많은 걸까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 개수만 보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장 많은 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통합 앱(풀뱅킹 앱)에 없는 기능들을 별도 앱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구나 "통합 앱에 너무 많은 기능이 포함될 경우 사용 속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이용 편의성도 더 낮아진다"면서 "물론 추가로 앱을 설치해야 하지만 조금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풀뱅킹 앱 설치해도 간편뱅킹은 따로
"은행마다 차별화…소비자는 혼란"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은행 앱은 풀뱅킹 앱입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은 간편결제 등 간편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시중은행의 설명대로 앱이 특정 서비스마다 분산되어 있는 만큼 앱 사용이 빠르고 편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A 은행을 주로 이용하면서 A 은행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2개 이상의 앱을 설치해야 한다면, 이를 두고 '빠르고 편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은행들은 대부분 풀뱅킹 앱 외에도 간편뱅킹 앱을 따로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대부분 은행은 알리미 앱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A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대로 이용하려면 풀뱅킹 앱만으론 어렵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각각 차별화된 앱을 내놓다보니 유사한 앱이 많이 출시된 상황"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사와 보험사 등 계열사 앱을 더하면 이보다 더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서 교수는 "물론 앱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앱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불편하거나 피해를 봐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앱 하나만 운영하면 오히려 소비자 불편?
전문가들 "고객 중심으로 접근해야"
때문에 일각에선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핀테크 기업들이 간편결제 등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기존 은행 앱이 많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앱은 시장에서 스스로 정리되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시 말해, 은행들이 모바일 금융거래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앱만 남게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은 금융상품 종류나 금융 거래량만 따져봐도 차이가 크다"면서 "기존 은행들은 예·적금, 대출, 퇴직연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은 모든 기능을 하나의 앱에 다 담을 순 없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앱에 모든 기능을 다 넣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고객들이 일일이 각각 서비스를 찾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고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더이상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 '고객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금융업에 핀테크 기업들이 나선 상황에 기존 은행, 금융사들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앱 인터페이스를 훨씬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등 고객 중심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중銀 "앱 통합 움직임…분위기 달라져"
새로운 경쟁 구도에서 은행만의 전략 필요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금융권 내 움직임도 바뀌고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워낙 은행 앱이 많다,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아 하나 둘 통합하자는 분위기"라면서 "은행마다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 입장에선 앱에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하면 '앱이 무거워진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하나의 앱으로 기능을 모으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은행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을 하나의 앱에서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서 교수는 "최근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풀뱅킹 앱으로 모든 기능을 끌어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디지털·플랫폼이 화두가 되는 가운데 각 은행만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늘어나는 은행 앱을 보니 그와 반대로 계속해서 줄어들기만 하는 영업점이 떠오릅니다.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영업점을 줄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편리한 금융거래를 위해 앱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요 금융그룹들이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디지털과 플랫폼 강화를 강조한 만큼 올해는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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