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행복농구' 철의 여인 한채진, "요즘 농구가 너무 재밌다"

서호민 2021. 1. 8. 1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서호민 기자] "요즘 정말 재밌게 농구를 하고 있다."

인천 신한은행의 한채진(37, 174cm)은 올해 한국 나이로 38세. 리그 최고령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출전 시간은 18경기 평균 38분 03초(누적 684분). 소속팀은 물론 리그 전체를 통틀어봐도 단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9-2020시즌 신한은행으로 이적하면서 꾸준하게 평균 35분을 웃도는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기록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OK저축은행(現 부산 BNK 썸) 시절인 2018-2019시즌 평균 득점(6.91득점)이 한자릿 수에 그쳤지만, 신한은행 이적 후 두 시즌은 꾸준히 두자릿 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또 올 시즌 어시스트 수치도 평균 3.0개로 데뷔 후 커리어하이. 나이가 들수록 체력은 물론 농구력도 더 늘고 있는 셈이다.

한채진은 지난 7일 전화 통화에서 "김보미(삼성생명) 선수가 가끔씩 저한테 도대체 뭐 먹길래 그렇게 잘 뛰냐고 물어보곤 한다"며 "저도 한살 한살 먹을 때마다 확실히 몸 상태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 그런데도 할 수 있으니까 뛰는 거다. 안 힘든 선수가 어디 있겠나"라고 얘기했다.

한채진의 체력관리는 비법은 뭘까.

"수도 없이 들은 질문이다(웃음). 운동하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웬만해선 몸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운동 시간 외에는 최대한 숙소에 누워있는 편이다"라고 웃은 한채진은 "휴식이 최고의 체력관리 비법이다. 그 외에 평소 어머니가 해주신 밥과 약도 잘 챙겨 먹고 있다. 그 루틴대로 잘 먹고 잘 쉬다 보니까 빠르게 체력 회복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휴식이 최고라고 일렀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매 경기 승장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최고참 한채진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편이다. 한채진은 정상일 감독의 무한한 신뢰 속에 행복농구를 하고 있다. 정상일 감독을 언급한 한채진은 "사실 코트에서 감독님과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제가 성격이 막 애교 있는 성격이 아니고, 감독님께서도 선수들에게 딱 할 말만 하시는 편이다. 제가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잘 캐치해서 코트 안에서 몸으로 보여주다보니까 감독님께서도 더 큰 믿음을 주시는 것 같다. 이제는 감독님과는 굳이 이야기 안해도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또 저 역시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실망을 안 주도록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뿐"라고 했다.

이어 "요즘 정말 재밌게 농구를 하고 있다. 20대 때는 아무래도 어리다보니까 여유도 없고 매일 운동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기에 나에 대한 행복이나 즐거움이 작았다.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고 경험이 쌓이면서 여유를 갖게 되고,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제 제가 농구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지 않은가. 또 힘든 시기를 겪고 신한은행으로 온 만큼 하루 하루 정말 열심히 살자는 간절함이 생겼다. 제가 코트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뛰는지는 중요치 않다. 코트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체육관 안에서 운동할 때만큼은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긍정의 힘을 얻었다고 했다.
에이스 김단비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 김단비는 지난 14일 하나원큐 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한)채진 언니는 늘 지쳐있지 않다. 힘들어서 감독님께 교체요청을 할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채진 언니를 보면 힘이 불끈 솟아오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김단비 선수가 없으면 우리 팀은 돌아갈 수가 없다. 사실 공격과 수비를 다 해야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또 베테랑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감도 만만치 않다. 가끔씩 단비 힘들어할 때마다 '너가 꼭 있어야 한다. 언니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겠다.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라'라고 힘을 북돋아주곤 한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라면서 "그래도 단비가 묵묵히 이겨내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우리 팀의 에이스다"라고 김단비를 치켜세웠다.

한채진은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출중한 미모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또 별명 부자이기도 하다. '미녀슈터', '철의여인', '백장미' 등이 그를 대표하는 별명들이다. 또 최근에는 NBA 르브론 제임스와 동갑내기라는 이유로 팬들 사이에서 '릅채진'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평소에 선수들이 많이 알려준다(웃음). 마음에 드는 별명을 고르기 보다는 팬들의 관심이 있기에 이런 별명도 생겼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철의여인, 릅채진 같은 별명을 들으면 제가 더 감사하고 더 잘 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얘기했다.

한채진은 얼마 전 발표된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16위(5,614표)에 이름을 올리며 BEST 20에 선정됐다. 이로써 그는 2010-2011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11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는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올스타 팬투표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에서도 단연 맏언니. 하지만 올해 올스타전 경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는다.

이에 한채진은 "사실 부끄럽다(웃음). 어린 선수들 중에 저보다 외모도 더 출중하고 잘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나. 정말로 감사하다. 더 성실히 잘하라는 뜻으로 주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감사함을 전하며 "올스타전에 팬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열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항상 매 경기 집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 여파가 수그러들어 팬들과 코트에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채진의 신한은행은 약 2주 간의 꿀맛 같은 휴식기를 마치고 오는 14일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신한은행은 올시즌을 앞두고 최약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았지만 이같은 예상을 뒤집고 비교적 선전 중이다. 


끝으로 후반기를 바라본 한채진은 "시즌 전 저희의 성적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예상을 깨고 시즌 중반부터 선전하며 저희도 무너지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면서 "후반기에도 지금처럼 끌어 갈 부분은 끌어가되 보완할 부분은 적절히 보완하면서 가면 충분히 플레이오프를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막내 선수들부터 위에 고참들까지 팀 분위기도 워낙 좋다. 남은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둬 더 이상 약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