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 고찰' 의미는
[경향신문]
북한 제 8차 노동당 대회 사흘째인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통신은 전날 있었던 김 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면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고 전문은 아직 소개하지 않았다.
지난 5일부터 열린 이번 당대회에서 대남, 대외 전략 관련 언급이 나온 것은 이것이 전부다. 북한은 앞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사업총화 보고가 끝난 직후 전문을 공개해 대남·대미 전략노선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을 앞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다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통상 사용해왔던 ‘북남관계’라는 용어 대신 ‘대남문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와 관련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6월 대남 업무를 ‘대적 사업’으로 바꿔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다는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날 언급은 핵무력 완성으로 얻어진 핵보유국 지위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존 남북관계의 질서를 바꾸고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업총화 보고에서 법 질서를 세우기 위한 투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통신은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 건전하고 혁명적인 우리 식의 생활양식을 확립하고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을 철저히 극복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언급했다”며 “국가관리를 개선하고 법무 사업, 법 투쟁을 더욱 강화해야 할 현실적 요구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당대회는 김 위원장의 생일인 8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일과 7일 당대회 소식을 전할 때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고 보도한 것과 달리 이날 보도에서는 “대회는 계속된다”고만 밝혀 사업총화 보고는 7일로 종료됐음을 시사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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