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스가노 잔류를 보고 느끼는 것이 하나도 없나

정철우 2021. 1. 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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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스가노 도모유키(31.요미우리)가 친정팀 요미우리 잔류를 선언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비롯해 6개 이상의 구단에서 스가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스가노의 선택은 요미우리였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스가노의 포스팅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스가노에 대한 끈을 놓지는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가노가 요미우리 잔류를 선택한 가운데 양현종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요미우리는 스가노에게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잔류를 설득했다. 포스팅을 허용했다고 해서 그저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다.

요미우리의 적극적인 행보는 스가노가 유턴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됐다. 요미우리는 스가노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팀 전력도 유지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셈이 됐다.

요미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스가노는 실패자가 아닌 개선 장군이 되어 요미우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야마구치 요미우리 오너는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심각화하는 중이다. 고민한 끝에 잔류를 결단해 주어 감사하다. 스가노 투수는 요미우리의 기둥이다. 팀과 함께 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요미우리가 아닌 메이저리그를 엿보던 스가노에게 "돌아와 줘 고맙다"고 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떠오른 선수와 구단이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중인 양현종(33)과 KIA 타이거즈다.

KIA는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밝히자 무작정 그 요구를 들어줬다. 이후 취한 행동은 전혀 없다. 1월 20일 정도까지는 마무리를 지어달라고 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에이스 브룩스를 잔류시키고 10개 구단이 모두 노렸다던 멩덴까지 잡은 KIA다. 그 어느 때 보다 승리가 절실해진 올 시즌이다.

그런에 에이스의 해외 진출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 양현종은 외롭게 메이저리그 시장을 엿보고 있다.

이럴 때 친정팀인 KIA가 강력하게 나서준다면 양현종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설사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를 택한다 하더라도 자존심을 충분히 살려줄 수 있게 된다.

메이저리그 협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KIA의 적극적인 태도는 메이저리그 구단 움직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양현종은 그 어느 선수 보다 팀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선수다. 그동안 KIA를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모든 것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그에 대한 보상일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결코 예우라고 할 수 없다.

KIA가 진심으로 양현종에게 예우를 다하려면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해야 한다. 양현종이 언제든 마음을 접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

20일까지 기다렸다가 그 때가서 협상을 하자는 것은 방임에 불과하다. 왜 KIA가 잠자코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KIA는 내심 최고 대우를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양현종에게 접근해야 한다. 스가노가 영웅 대우를 받으며 귀환한 것 처럼 양현종이 돌아오는 길에도 꽃길이 깔려 있어야 한다. 양현종은 KIA에서 그 정도 대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선수다.

현재 선수단 구성에서 양현종이 더해지면 KIA는 모처럼 5강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만큼 주요 전력인 셈이다. 눈 앞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전력 보강 요소가 있는데 예우를 한다며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양현종이 이해를 구하는 것과 KIA가 그럼에도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무 상관 관계가 없다. 양현종의 발목을 잡으라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양현종은 KIA의 에이스다. 그리고 팀은 지금 에이스의 존재감이 꼭 필요하다. 쉽게 놓아주는 것이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지금이라도 KIA는 양현종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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