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다음은 '고·양·남'.. "경기 북부가 뜨겁다"
"8억5000만원에 계약됐던 매물을 국토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배액배상하고, 다시 11억원에 거래한 겁니다."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상반기 안에 이 지역이 일산 킨텍스만큼은 오를 것이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다만 갑자기 급등한 가격에 매수 문의를 했던 사람도 실제 거래는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북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서울의 전세대란으로 매수세가 유입된데다 개발 호재까지 잇따라 나온 여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주 고양과 양주의 아파트값은 각각 1.10%와 1.44% 올랐다. 이외 파주(0.75%), 남양주(0.67%), 의정부(0.66%)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값이 0.27%, 서울이 0.0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폭의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내동 ‘고양원흥동일스위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11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인 지난달 28일 8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2억4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근처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사가 생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가는 이미 더 뛴 상태다.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59㎡(9층)는 지난달 30일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면적과 층수가 같은 매물이 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4일 만에 아파트값이 1억원 넘게 뛴 것이다.
남양주시 화도읍 ‘남양주라온프라이빗4단지’도 지난달 30일 전용면적 59㎡가 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3일에만 해도 3억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인근에 GTX B노선이 예정된 마석역이 있는데다, 최근 국토부 발표에서 ‘상봉~마석 간 셔틀열차’까지 예고되며 가격이 확 올랐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장은 "돌려받은 서울 전셋값으로 살 수 있는 경기도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키맞추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교통 여건이 양호하면서 가격은 그동안 덜 오른 지역에 실수요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아파트의 평균매매 가격은 여전히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보다 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8200만원이었다.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인 4억2800만원보다 5400만원이 비싸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이 불씨를 당긴 측면도 있다. 남양주 왕숙신도시와 고양 창릉신도시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을 확정하고, 전철 노선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신설하겠다는 등의 대책이었다.
반면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있어 전세수요가 유입되기에 경기 북부보다 어려운 곳들이다. 경기 남부 1월 첫째주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과천이 0.33% 오른 것을 비롯해 하남 0.31%, 안양 0.29%, 광명 0.22%, 수원 0.21% 등으로 경기 북부보다는 상승 폭이 작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을 몸소 겪고 ‘이제라도’ 집을 사려는 이들이 투자성을 기대하지 않을 순 없다"면서 "넉넉치 못한 자금으로 구매가 가능하면서 교통 호재도 있는 경기도 중저가 아파트가 최선의 선택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과거 재건축·재개발 기대 지역에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몸테크’를 하던 추세가 이제 ‘경기도 몸테크’로 바뀐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양과 남양주는 GTX 및 교통개선 호재와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기대감에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면서 "양주와 의정부, 파주 등 다른 경기 북부지역도 교통개선 기대감 및 키맞추기 현상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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