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늑장대처 비판쏟아지자 고개숙인 서울시.."시스템 재정비"(종합)

윤슬기 2021. 1. 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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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2시 입장발표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연일 한파가 이어지며 눈이 내리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1.01.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슬기 하종민 기자 = 지난 6일 저녁부터 내린 폭설과 한파로 서울시 주요 도로에 눈이 쌓이거나 얼어붙으면서 출·퇴근 대란과 교통혼잡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과 관련, 서울시가 결국 공식 사과했다.

한파와 폭설이 예고됐음에도 적시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의 원인을 '기상청' 탓으로 돌리면서 서울시의 늑장 대응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직접 사과한 것이다.

서울시는 사후적 제설대책에서 사전 대책으로 전환하고, 재난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8일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제설대책 관련 입장발표 기자브리핑을 열고 "지난 6일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시민들에게 큰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 권한대행은 "이번 제설조치에 대한 시민여러분들의 질책을 가슴 깊이 새기고 다시 한번 긴장의 고삐를 죄겠다"며 "서울시 재난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부터 7일 새벽까지 최대 13.7㎝의 많은 눈이 내려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7일 오전 출근길까지도 도로에 눈이 남아있어 극심한 교통정체가 이어졌고, 지하철 1·4호선 곳곳에서 열차가 고장나는 등 교통 대란까지 벌어졌다.

시는 한파 경보에 따라 올 겨울 처음으로 수도계량기 '동파 심각' 단계를 발령하는 등 한파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한파와 폭설이 예고됐음에도 적시에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다.

6일 오후 6시30분께부터 서울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시의 제설 작업은 한 시간쯤 뒤인 오후 7시20분께가 돼서야 시작됐다. 짧은 시간동안 기습적으로 10㎝ 안팎의 큰 눈에 내려 제설차량 갇힘, 사전 염화칼슘 살포 등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긴 했지만 시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순 없었다.

여기에 시가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원인을 '기상청' 탓으로 돌리면서 시민들의 원성이 더 커졌다. 기상청은 6일 오전부터 대설 예비 특보를 내렸다고 반박했고, 당일 서울에 눈이 내리기 5시30분 전에 서울시에 '제설작업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의 태도에 비판이 쏟아졌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통상적인 수준으로 제설에 임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기습적으로 눈이 내렸고, 퇴근시간과 맞물려 제설차량 갇힘, 사전에 염화칼슘 등을 살포했지만 악조건이 발생해 대처에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앞으로 한파와 폭설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매뉴얼을 적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맞물려 시가 지난 6일 발표한 정기인사가 폭설 대란에 영향을 미친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나왔다. 제설 작업 실무를 총괄하는 도로관리과장과 안전총괄관이 8일자 인사로 교체되면서 업무 인수인계로 인해 초기대응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서 권한대행은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에서 "도로관리과장의 인사 발령일은 8일"이라며 "6일 폭설내린 날에는 정상 근무했기 때문에 인사와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시는 이날 사후적 제설대책에서 사전 대책으로 전환하고 재난시스템 전반을 다시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눈이 오면 치우는 사후적 제설대책에서 눈이 오기 전 미리 대비하는 사전 대책으로 전환한다. 사고 다발지역과 교통정체 지역에 대한 제설감지시스템과 온도 하강 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제설시스템을 도입한다.

제설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이면도로, 골목길에도 염화칼슘 등 제설제가 신속히 도포될 수 있도록 소형 제설장비도 도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는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해 한파로 인한 동파, 잔설로 인한 교통사고, 낙상사고에 이르는 추가적 위험, 불편 요소에 대비한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 집중 배차하고, 시내버스는 야간 감축운행도 한시적으로 해제해 한파로 인한 출퇴근길 혼잡과 불편을 최소할 계획이다.

서 권한대행은 "시민의 삶과 안전보다 중요한 시정 과제는 없다"며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아 각종 시스템과 복지사각지대 등 삶의 기본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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