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사당 난입 사태로 처벌받나?..검찰 수사 대상으로

정의길 2021. 1. 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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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당선']검찰, '트럼프도 수사 대상' 질문에 "그렇다"
백악관 법률고문, 트럼프에 '법적 처벌에 노출' 경고
내란으로 규정되면, 트럼프 처벌될 수도
줄리아니와 트럼프 아들들도 처벌 대상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나기 2시간여 전이었던 지난 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선 결과 승복을 거부하는 연설을 했을 때의 모습.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연방 검찰이 밝혔다.

이번 사건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목적의 ‘반란’으로 지적되고 있어, 트럼프 역시 이를 선동한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트럼프가 실질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법률고문도 트럼프가 법적 처벌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의 개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와 트럼프의 아들들도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의사당 난입폭동 사건을 수사 중인 워싱턴 연방검찰의 마이클 셔윈 검사장 대행은 7일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행위자들”이 법을 어겼는지를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셔윈 검사장 대행은 연방 수사관과 검사들이 의사당 난입에 앞선 트럼프의 집회에서 연사들의 선동 발언을 살펴볼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의사당에 들어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를 돕거나 용이하게 하거나, 보조적인 역할을 한 다른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행위자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행위자, 모든 범죄 혐의들을 살펴볼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셔윈 검사장은 트럼프도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여기의 모든 행위자들, 역할을 한 누구라도 살펴보고 있고, 증거가 범죄 요건에 맞으면, 그들은 기소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의회 개회에 앞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지옥처럼 싸우지 않으면, 더 이상 조국은 없을 것이다. 나약한 자들을 몰아내자. 힘을 보여줄 때이다…우리는 결코 포기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우리는 의사당으로 걸어가서, 우리의 용감한 상·하원 의원들에게 갈채를 보낼 것이다” 등의 선동적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또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트위터에 “1월 6일, 그곳에 있자, 거칠게 하자”고 밝히며, 이날 집회를 사실상 주도했다.

연방검찰이 트럼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고 사실상 밝힘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처벌될 수 있을지는 주목된다. 백악관의 팻 시펄로니 법률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6일 집회에서 발언 때문에 의사당 난입폭동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 하루 뒤인 7일(현지 시각) 의사당 건물 밖에서 경찰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은 일반적인 범죄로는 기소될 수 없다는 것이 법무부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반란으로 지목되고 있어, 이 사건에 트럼프가 명백한 역할을 했다면 기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관측이 나온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일각에서 이번 의사당 난입폭동에 대한 방조 등 관여가 드러나면, 트럼프에 대한 처벌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가 6일의 집회에 앞서 워싱턴 지역에 대한 주방위군 사용을 제한하는 조처를 미리 취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과 5일 워싱턴 지역의 주방위군이 탄환이나 폭동 진압 장비 수령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국방부는 워싱턴 주방위군이 자위 차원이 아니라면 이런 장비 보강을 하지 못하고, 또 국방부 장관의 명백한 허락 없이는 워싱턴 지역의 경찰 병력과 장비를 공유하거나, 주방위군의 경계 및 항공 자산 사용을 못 하도록 조처했다는 것이다.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져 의회경찰이 200명의 병력 증강을 국방부에 요구했으나, 이 조처로 인해 대응이 늦어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셔윈 검사장은 의회경찰이 이번 사태에서 왜 단지 14명만을 체포하고 수백명을 그대로 빠져나가게 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측근과 아들들은 처벌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트럼프의 개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는 6일 집회에서 “결투 재판(결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을 해보자”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의 두 아들도 이날 집회에서 발언했다. 둘째 아들인 에릭은 “배짱을 갖고 싸워봐라.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배워라”라며 “우리는 오늘 의사당으로 행진해야 한다. 이 나라를 위해 일어서야 하고, 옳은 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셔윈 검사장은 수사의 우선 대상은 의사당에서 파괴적인 행동을 한 이들이라면서도,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도들이 의사당 내 의원 사무실에서 물품들을 들고나온 것을 지적하며, “이는 잠재적인 국가안보 물품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사태 와중에서 공화당 전국위 본부 앞에서 발견된 파이프폭탄 등이 발견된 것도 테러 관련 혐의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까지 40건을 입건하고, 이 중 15건은 연방범죄로 기소할 방침이다.

제프리 로슨 법무부 장관 대행은 7일 성명을 내고 “법무부는 우리의 정부와 법치에 대한 이 공격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법에 따라 자신들의 행위의 모든 결과에 직면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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