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란 방문 한국 대표단, 선박 억류 사태 해결에 최선 다하길

연합뉴스 입력 2021. 1. 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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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에 나포된 지 사흘만인 7일 한국 대표단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처리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을 두루 논의하겠지만, 그중 선박 나포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도 긴급한 해결 과제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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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이란에 나포된 지 사흘만인 7일 한국 대표단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했다.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처리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을 두루 논의하겠지만, 그중 선박 나포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도 긴급한 해결 과제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란 외교부는 한국 대표단이 자금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선박 억류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석방 교섭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란의 발표는 다분히 '돈 때문에 무고한 민간 선박을 납치했다'는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인질극'을 벌이는 것은 이란이 아니라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약 7조6천억 원)를 동결한 한국이라는 이란 정부 대변인의 격앙된 반응에서 보듯 두 사안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이란은 나포와 관련해 자금 동결 문제를 포함한 다른 현안과는 무관한 지극히 '기술적인 사안'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케미호가 대규모 해양 오염을 반복적으로 일으켰다는 것이다. 평형수를 넣고 빼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으며, 사전에 이 문제를 누차 경고했는데도 시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강제 조사에 나섰다는 좀 더 구체적인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선사인 디엠쉽핑은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우리 정부나 전문가들도 이 배가 대규모 해양 오염을 여러 차례 일으켰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설사 그런 의심과 정황이 있더라도 뚜렷한 증거도 없이 혁명수비대를 동원해 민간 상선을 전격 나포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일뿐더러 감정을 드러낸 행위이다. 대표단은 이란 측의 입장과 명분을 고려해 선박 억류와 자금 동결을 분리해 논의하는 경우에도 두 문제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협상 전략을 짜야 한다.

사건 전개 과정에서 우리 정부 대응의 미숙함도 일부 드러났다. 외교부는 이미 지난달 이란이 우리나라 선박을 나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받았으나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란과 주변국 공관에 첩보를 공유하고 아덴만에 있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현지로 급파하는 등 나름대로 대비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나포를 막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또 이란 대통령이 우리 측에 친서를 두 번이나 보냈다고 하는데 당장 가시적인 조치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좀 더 성의있게 대응해 불만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까지 이란을 방문하면 양국 간에 여러 현안에 대한 포괄적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측의 최우선 관심사인 자금 동결 문제에도 진지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되 선박 나포의 부당성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게 원칙을 관철해 억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주길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미-이란 갈등 상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한·미 동맹 등 국제 관계의 여러 고려 사항도 면밀히 점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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