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에 장벽 열어주기까지.. 의회경찰 부실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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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의사당 난입사건 이후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의회 경찰국장이 7일 사임했다.
흑인 시위대였으면 더 강경하게 진압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인종차별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의회 경찰은 전날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해 활보하는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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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자와 셀카 찍는 모습도 포착
흑인시위땐 강경…인종차별 논란
경찰국장 “폭력 예상못해” 사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의사당 난입사건 이후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의회 경찰국장이 7일 사임했다. 흑인 시위대였으면 더 강경하게 진압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인종차별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스티븐 선드 의회 경찰국장이 오는 16일 자로 국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선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에 대비하긴 했으나 폭력사태로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앞서 선드 국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의회 경찰은 전날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해 활보하는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이들은 의회 바로 옆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데도 낮은 장벽을 설치했고 폭동 진압 장비가 아닌 제복을 입고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경찰이 시위자와 ‘셀카’를 찍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시위대가 더 가까이 다가오도록 장벽을 열어주는 장면까지 있다. 의사당 계단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한 여성의 손을 잡아주는 모습도 나왔다. 의회 경찰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경력이 800명가량에서 2000명으로 확대됐고 연간 4억6000만 달러(약 50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전혀 그만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이번 일은 시위대가 의회를 봉쇄할 수 있고 의회 경비가 약하다는 인상을 주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당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인 시위자들이 제대로 진압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인종차별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흑인 시위자들이었으면 경찰이 더 강하게 진압했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가진 연설에서 “흑인 시위자들은 다르게 대우받았을 것”이라며 “의회 공격에 대한 당국의 대응은 인종차별에 반대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대응과 비교했을 때 평등한 정의를 실행하지 못한 명백한 실패였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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