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의 상징 로비서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을 만나다

2021. 1. 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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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로비는 메시지의 총체다.

호텔의 로비가 미술품과 디자인 가구로 채워졌다면, 이러한 안목있는 작품을 즐길수 있는 당신(=고객)을 환영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 방배동 이수화학은 로비공간을 '이수 스페이스'로 명하고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페이스 이수'의 하이라이트는 이곳이 바로 로비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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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디자인 스폿 ① 스페이스 이수
스페이스 이수 ‘궤도공명’ 전시전경 [스페이스 이수 제공]
제임스 터렐, pelee, 스페이스 이수 설치전경 [스페이스 이수 제공]

건물의 로비는 메시지의 총체다. 호텔의 로비가 미술품과 디자인 가구로 채워졌다면, 이러한 안목있는 작품을 즐길수 있는 당신(=고객)을 환영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비어있는 공간을 최소화 하고 사무실로 활용하는 건물이라면 그만큼 ‘실용성’을 중요시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로비는 어떨까. 들어서자마자 기업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기에 까다롭기 그지없는 공간이다. 서울 방배동 이수화학은 로비공간을 ‘이수 스페이스’로 명하고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수화학의 본사로 쓰이고 있는 이 사옥은 건축가 김종성이 1993년에 완공했다. 원래 1층엔 은행이 입점했고, 직원들이 휴게공간으로 사용했다. 임대료로 수익을 올리는 한편, 직원 복지를 챙기는 평범한 공간으로 활용했던 것. 평범한 이 로비를 비범하게 바꾼건 바로 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다. 최초 공간 디렉팅을 맡은 김대표는 리노베이션은 사무소효자동의 서승모 건축가에게, 공간을 채울 전시는 전문 큐레이터에게 맡겼다.

선배 건축가가 완성한 건물을 후배 건축가가 손 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입점했던 은행이 나가자, 서승모는 원형 복원을 시도했다. 구조나 모듈, 대칭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원작자의 뜻을 최대한 살리되 공간에 따뜻함을 불어넣었다. 바닥과 벽의 대리석을 한 겹 그라인딩하고, 오크톤의 목재를 배치했다. 투명한 유리가 전면에 배치된 로비는 외부와 주변환경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열린공간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미술작품이 합세했다. ‘스페이스 이수’ 개관전이었던 ‘레조넌스’에 이어 지금은 ‘궤도 공명’이 개막했다. 오는 29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엔 로와정, 손현선, 이은우, 기 드 크왕테, 아네타 제시코브스카 등 11명(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코로나19시대 불완전하고 일시적인 대처가 일상이 된 현상을 탐색한다. 앞으로도 이 공간은 ‘일상을 큐레이팅 하는 공간’을 모티브로 다양한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만 있는 것도 아니다. 르 꼬르뷔지에, 필립 스탁 같은 디자인 가구들이 예술작품과 함께 나란히 놓였다. 간단한 대화나 비즈니스미팅을 위한 공간이다. 기획전 외 영구설치된 작품도 있다. 빛의 마법사로 불리는 제임스 터렐의 2014년작 ‘펠리’(Pelee)다. 2시간 30분 동안 색이 꾸준히 바뀌며, 관객들을 명상의 시간으로 이끈다.

‘스페이스 이수’의 하이라이트는 이곳이 바로 로비라는 데 있다. 티켓을 끊고 들어가야 하는 것도,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야만 입장 가능한 것도 아니다. 누구나 방문할 수 있고, 모두에게 열려있다. 갤러리도 미술관도 아니지만 예술과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곳. 최근 문화예술분야로 사회공헌을 확대한 이수그룹의 방향성이 엿보인다.

▶TIP : 시간을 여유롭게 방문 할 것. 제임스 터렐 작품을 30분 이상 감상하고, 르 꼬르뷔지에 의자에 앉아 전시된 작품들끼리의 ‘공명’을 느껴볼 것.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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