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휩쓸고 간 새벽, 의사당 청소한 한국계 앤디 김 의원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앤디 김(39) 민주당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난입한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 남아 뒷정리를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각) 김 의원이 쓰레기를 치우고 의사당을 정리하는 모습이 동료 의원과 AP통신 취재진 등에 포착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김 의원은 물병과 옷, 트럼프 깃발, 성조기 등 시위대가 휩쓸고 바닥에 널브러진 잔해를 직접 주워 봉투에 담고 치웠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오후 1시에 맞춰 수천 명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사당 건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워싱턴DC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다 의사당으로 행진했고, 일부 지지자들은 바리케이드를 넘어 난입했다.
수천명이 성조기를 들고 외부 계단을 점거해 경찰과 대치했고 일부 시위대는 유리창을 깨고 의사당 안으로 들어와 문을 부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난리통이 지나간 후 무거운 마음으로 의사당 안을 걷다가 경찰관이 쓰레기 봉투에 피자 박스들을 넣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관에게 ‘나도 (봉투를) 하나 달라’고 하고 같이 청소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누구든 좋아하는 것이 망가지면 고치고 싶지 않겠나”라며 “나는 의회 의사당이 좋다. 이곳에 있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가슴이 아팠고 그저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밖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같은 뉴저지주(州) 동료 하원의원인 톰 맬리노스키는 김 의원이 의사당을 치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새벽 1시쯤이었던 것 같다”며 “경비대원 두 명이 지킨 옆에 다른 누군가가 벤치 아래 무릎 꿇고 뭔가 줍는 걸 봤다”고 했다. 그는 “조용히 잔해를 치우고 비닐봉지에 넣고 있던 건 앤디였다”며 “앤디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청소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계 이민 2세로 뉴저지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냈다. 2018년 연방 의원으로 처음 선출됐고 이번에 재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의사당 사진을 올리고 “오늘 밤,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이 건물을 사랑한다”며 “방금 의사당이 마침내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었고, 전 오늘 우리가 다시 모여 대선 결과를 인증하고 헌법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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