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로보기] '코로나19'가 바꾼 일본의 새해

2021. 1. 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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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대개 진자(신사)에서 새해를 맞는다.

다종교 성향의 일본인들이지만, 고유 종교인 신토(神道) 양식으로 신년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방송사들은 새해 벽두 인기 높은 진자의 참배 풍경을 경쟁적으로 생중계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로 신년 참배를 1월 말까지 분산시키고,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로 대신하는 진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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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대개 진자(신사)에서 새해를 맞는다. 다종교 성향의 일본인들이지만, 고유 종교인 신토(神道) 양식으로 신년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해 첫 진자 참배를 일컫는 ‘하츠모데(初詣)’는 연중 가장 중요한 전통 의식이다. 하츠모데가 진행되는 연초 3일간이 진자 입장에선 최대 특수 시즌이다.

새해가 되면 건국 신화가 담긴 ‘이즈모 다이샤’를 비롯한 유명 진자에는 수만명이 몰려든다. 우리나라 동해 건너편에 있는 이즈모 지역은 신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일본 고대 문명의 발상지다. 10만여 개에 달하는 진자는 전국 곳곳에 있다. 주요 방송사들은 새해 벽두 인기 높은 진자의 참배 풍경을 경쟁적으로 생중계한다.

무병장수와 한 해 소망을 비는 일본의 새해 풍경이 올해는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로 신년 참배를 1월 말까지 분산시키고,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로 대신하는 진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번 연휴 기간 참배 인원은 평년을 크게 밑돌았다. 수도 도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이지진구의 참배객은 전년보다 80% 감소했다. 신년 대목을 기대했던 인근 상점가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썰렁했다.

전국 유명 관광지와 쇼핑몰도 한산했다. 연말연시를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보내려던 귀성객들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매년 승차권 구입 전쟁을 치러야 했던 항공과 열차 편은 빈 좌석이 많았다. 새해 해돋이 명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의 놀이시설, 동물원 등도 한산했다.

‘하츠모데’와 함께 연초 국민 행사인 일왕의 신년 메시지 발표도 파격적이었다. 매년 첫날 도쿄의 왕궁 앞에는 일왕의 새해 덕담을 듣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왕궁 발코니에서 육성 메시지를 전하는 일왕과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은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볼거리였다. 일왕은 올해 신년 축하를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전례 없이 ‘영상’으로 대신했다. 나루히토 일왕과 부인 마사코 왕비가 나란히 앉아 대국민 공식 인사를 함께 하는 영상이 지난 1일 공개됐다. 지금까지는 일왕만 신년 메시지를 발표해와 권위적이던 왕실 행사도 파격적인 변화를 했다는 게 현지 언론 평가다.

새해에도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8일 0시를 기해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4개 지자체에 한달간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저녁 시간에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상점들은 오후 8시까지로 영업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긴급사태가 선포된 것은 지난해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코로나 확산으로 올 7월 말로 한 해 연기됐던 도쿄올림픽 개최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올해 ‘V자’ 회복을 기대했던 일본 경제도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가 바뀌어도 코로나가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전통과 관습에 얽매였던 일본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양상이다. 일본이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고, 2021년을 ‘축제의 한 해’로 반전시킬 수 있을까. 세계 각국과의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건 기본이다. 일본 정부와 국민들의 위기 극복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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