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후의 세상읽기]코로나 시대의 관계존재감

김현아 2021. 1. 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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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5 + 알파 단계로 많은 기업이 전원 재택근무를 하기도 하고, 사람이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대화방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온라인에서도, 비대면에서도 서로 직접 만나는 날을 기약하며 그 공간 안에서, 그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교감하고 느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대면이 강요되는 이러한 시대상황일수록 디지털로 공감하는 법, 떨어져 있는 사람과 더 따듯하게 교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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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

코로나 2.5 + 알파 단계로 많은 기업이 전원 재택근무를 하기도 하고, 사람이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우리가 살아오던 시간의 속도와 관성은 머리와 몸에서 그대로 이지만, 실제 물리적인 관계의 거리는 멀어지고 그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대화가 말이 아닌 필담 아니 적확하게 표현하면 타담(?) 즉 타이핑을 통해 소통하는 경우나 화상으로 대화하는 화담의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단톡방에서, 영상회의에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대화방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회사의 프로젝트를 이야기 하면서도 눈팅만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보는지 안보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1’만 지운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바뀌었으면 예전의 그 상황이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에 슬기롭게 적응해서 살아야 합니다. 회의할 때도 침묵! 비대면에서도 침묵하면 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배민의 문화와 크리에이티브를 책임지고 있는 한명수 상무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비대면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구성원 중에서 음악을 틀어두는 한 직원을 칭찬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대화 전에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그 직원분을 칭찬한 이유가 뭘까요? 또한 같은 모자를 쓰고 회의를 하기도 하고, 우는 표시를 함께 달고 웃으면서 회의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잡담으로 분위기를 좋게 만든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디지털 만남을 따듯하게 만드는 장치들은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줍니다.

같은 감정 상태가 되는 것을 ‘공감’이라고 합니다. 공감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만큼 마음의 거리는 가깝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이니까 어쩔 수 없다. 대면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핑계를 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닙니다. 온라인에서도, 비대면에서도 서로 직접 만나는 날을 기약하며 그 공간 안에서, 그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교감하고 느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곡의 음악으로, 한 마디의 따듯한 말로 공감하고 교감합니다.

대화방에서 ‘1’만 지우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나 읽었다. 그럼 됐지?” 이런 태도로는 비대면 시대상황에서 ‘존재감’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표정으로, 대화로 못하던 것을 이모티콘, 한 장의 사진으로 더 밝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더욱 더 따듯한 존재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 여러 말을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혼자 떠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외로워지고 힘이 빠집니다. 감정의 추임새도 없고, 고개끄덕임도 볼 수 없는 대화공간에서는 따듯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비대면이 강요되는 이러한 시대상황일수록 디지털로 공감하는 법, 떨어져 있는 사람과 더 따듯하게 교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오프라인보다 더 맞장구를 쳐주고, 박수를 보내는 태도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우리의 디지털은 따듯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통은 부드러워야 합니다. 우리의 관계는 더 밀접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반응해 주는 것! 코로나19 시대에 꼭 필요한 우리의 따듯함입니다. 날씨가 추운 만큼, 코로나19가 우리의 거리를 떼어 놓을수록 우리는 따듯함으로 그 거리를 더 좁혀야 합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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