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올해 주목할 신간>고전·거장의 귀환.. 팬데믹·불평등 화두 이어진다

기자 2021. 1. 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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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전승훈 기자

움베르토 에코 에세이집·도스토옙스키 전집 일부 재출간

900명의 북극 탐사 프로젝트… 식물이 쓴 권리장전 등 주목

韓사회 계급·불평등 분석… 2세대 페미니즘 운동 등 다양

책은 시대의 창이다. 2021년 출간을 기다리는 책들의 면면을 통해 올 한 해의 시대정신, 한국은 물론 세계 지성계의 동향과 담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8일 문화일보가 국내 주요 출판사들의 출간 예정 도서를 파악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은 2021년에도 지성계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팬데믹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기후변화와 생태 위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한 새로운 모색 등을 다루는 책이 줄줄이 출격 준비 중이다. 불평등과 민주주의의 위기, 페미니즘도 변함없이 출판계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 열풍이 여전한 가운데 거장 및 고전의 귀환도 예상된다.

◇기후변화를 넘어 지속 가능성으로 가는 길 = 코로나19 팬데믹의 후폭풍은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책들의 잇단 출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녹아내리는 북극’(마르쿠스 렉스 지음·동아시아 출간 예정·이하 책 제목은 바뀔 수 있음)은 지난 2019년 전 세계 19개국 900여 명의 연구진이 모여 시작한 최대 규모 북극 탐사 프로젝트 ‘모자익 프로젝트’를 기록한 책이다. 북극 얼음이 사라지는 모습 등 기후변화의 실상을 사진과 통계로 보여준다. ‘엄청난 혼란’(아미타브 고쉬·에코리브르)은 인도 출신 소설가인 저자가 기후변화를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고찰한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나오미 클라인·열린책들)는 기후 위기가 ‘미래에 닥쳐올 위협’에서 ‘임박한 비상사태’로 변해온 과정을 기록했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빌 게이츠·김영사)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후 재앙을 피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한다. ‘식물, 국가를 선언하다’(스테파노 만쿠소·더숲)는 인간이 아닌 식물이 쓴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위한 권리장전에 해당한다.

‘신 대공황’(제임스 리카즈·RHK)과 ‘10 레슨즈’(파리드 자카리아·민음사)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에 가져온 변화를 진단하고, ‘노엄 촘스키와 로버트 폴린의 그린 뉴딜’(현암사), ‘자본주의 리부트’(레베카 핸더슨·어크로스) 등은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모색한다. ‘불만 시대의 자본주의’(조지프 스티글리츠·열린책들)는 나아가 자유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불평등과 민주주의 위기를 넘어 = 불평등과 공정이라는 화두에 천착해 온 국내 저자들의 신간도 나온다. ‘불평등의 세대’에서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불평등으로 고통받는지를 분석한 이철승 서강대 교수는 신간 ‘불평등의 기원 - 쌀, 재난, 국가’(이철승·문학과지성사)에서 한국 사회의 불평등·경쟁·비교의 문화가 벼농사 체제에서 기원했음을 밝힌다. ‘학교와 계급재생산’(김현경·이음)은 학교가 어째서 불평등 해소의 기제가 아닌 계급재생산의 통로가 됐는지 분석한다.

‘우리가 가짜뉴스를 믿는 과학적 이유’(박준석·휴머니스트)는 인간의 인지적 특징이 만들어낸 가짜뉴스의 작동 방식을 통해, ‘파시스트 되는 법’(미켈라 무르자·사월의책)은 점점 더 많은 유권자를 포퓰리즘으로 끌어들이는 정치 논리 분석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한다. ‘중국의 조용한 침공’(클라이브 해밀턴·세종서적)은 중국이 막후에서 다른 나라를 조종하는 은밀한 방식을 폭로한다.

◇거침없는 페미니즘 =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페미니즘을 다룬 책도 줄줄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1세대 페미니스트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유문화사)이 이정순의 번역으로 재탄생하고, 현 시기 가장 핫한 페미니스트 작가인 리베카 솔닛은 회고록 ‘세상에 없는 나의 조각들’(창비)과 신데렐라 이야기를 재해석한 ‘다시 쓰는 신데렐라’(반비)를 출간할 예정이다. 여성 혐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다운 걸’(제니퍼 건터·글항아리), 왜 여성들은 수치스러워하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여성 수치심의 역사’(에리카 존슨·글항아리), 노동 분야의 젠더 불평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유리천장 아래 여자들’(아이린 파드빅과 바버라 레스킨·글담), 2세대 페미니즘 운동 경험을 담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필리스 체슬러·바다출판사) 등도 나온다.

◇식지 않는 과학 열풍 = 과학 및 수학 서적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뇌 과학의 역사’(매튜 코브·심심)는 선사시대부터 뇌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변천사를 살폈다. ‘다윈의 12제자’(최재천·사이언스북스)는 다윈주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윈의 후계자로 꼽히는 진화 연구자 인터뷰를 통해 조망한다. ‘우주여행자들’(크리스토퍼 완젝·메디치미디어)은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경쟁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아만다 리틀·세종서적)은 배양육, 빅데이터 농업, 수직 농장, 고대 작물 복구 등 새 기술과 아이디어로 더 풍요로운 음식을 먹기 위한 인간의 도전을 전한다. ‘포스트휴먼의 시대’(사월의책)는 이경진·우희종·홍성욱 등 과학기술, 신학, 생명윤리 등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인공지능(AI)과 포스트휴먼 시대의 변화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고전·거장의 귀환 =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년을 맞아 열린책들은 도스토옙스키 전집 일부를 재출간하고 관련 학술서 2~3권도 펴낼 예정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푸른숲)는 로마 그레고리안대 철학 교수를 지낸 김용석의 번역과 해설로 재탄생한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글항아리)은 최초로 완역판(2500쪽)이 나온다.

‘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마르셀 프루스트·현암사), ‘무라카미 T’(무라카미 하루키·김영사),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움베르토 에코·열린책들), ‘성공하는 결혼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와 산드라 코비·더숲), ‘착륙하라’(브루노 라투르·이음), ‘나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는가’(한스 로슬링·김영사), ‘보이지 않는 잉크’(토니 모리슨·바다출판사), ‘약속의 땅’(버락 오바마·웅진지식하우스) 등 거장과 유명 작가의 책들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예술 책장을 만지다’(심보선과 이상길·이음), ‘교육을 말하다’(김누리·해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서울편 3’(유홍준·창비) 등 국내 작가의 책도 나온다.

북리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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