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하 VS 공정경쟁..SKT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 '딜레마'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동통신 요금 인하 경쟁을 유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알뜰폰(MVNO) 육성정책을 폈지만, 5G 요금 경쟁을 막는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한 '5G(5세대 이동통신)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그러나 막상 SK텔레콤 요금제를 받아든 과기정통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상충되는 면이 있어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5G 알뜰폰 도매대가를 기존보다 4~7%포인트 낮추면서 이통3사 대비 최대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보다 저렴한 3만원 중반대의 9GB, 5만원 초반대의 200GB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콕 집어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도매대가 협상 주체였던 SK텔레콤이 정부가 기대했던 5G 알뜰폰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대의 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가격이면 굳이 알뜰폰을 쓸 이유가 없다. 알뜰폰 업계는 발끈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6일 오후 성명을 통해 "SK텔레콤 상품이 출시되면 알뜰폰은 5G 시장 퇴출이 불가피하다"며 도매대가를 추가로 낮춰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SK텔레콤의 통신비 인하 노력은 환영하지만, 이대로라면 알뜰폰은 남는 게 없는 장사이니 도매대가를 낮춰달라는 요구다.
과기정통부의 선택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의 방향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처럼 저렴한 상품이 조건 없이 출시되면 이용자들에겐 좋은 일이다. 선택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 통신사간 5G 요금인하 경쟁도 더 이끌어낼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통신비 인하정책과 딱 맞는다.
하지만 통신 시장 생태계 전반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당장 중소 알뜰폰 시장입지가 크게 줄어들 소지가 다분하다. 온라인 요금제의 특성상 오프라인 유통 대리점의 반발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자들의 도매 대가를 그만큼 더 낮춰주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런 부담까지 끌어안으면서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알뜰폰 업계의 요구대로 도매가 추가인하를 강행할 경우, 앞으로 알뜰폰에 준하는 파격적 요금제 출시는 불가능해진다.
사실 알뜰폰 산업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태동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로 고착화된 시장 경쟁 구도에서 요금 인하 경쟁을 촉발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던 과거 '제4이동통신' 선정작업이 연거푸 실패하면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나왔다. 알뜰폰이 통신비 인하에 적잖은 역할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11%가 알뜰폰 가입자다. 결과적으로 이통사들의 요금 경쟁을 막는 '허들'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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