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빛의 티타임] LCK로 돌아온 '뱅' 배준식,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그리다

이한빛 2021. 1. 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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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이 13일에 개막한다. LCK의 리브랜딩,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도입, 시드 토너먼트의 도입, 새로운 해설진 추가 등 큰 틀의 변화부터 선수들의 이적과 LCK의 귀환 등 로스터적인 변화까지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최근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하며 LCK 복귀를 선언한 '뱅' 배준식도 이러한 변화의 일부다.

2019년과 2020년을 북미에서 보내고 한국에 돌아온 배준식의 첫 복귀전은 2020 KeSPA컵 울산이었다. 경기 결과는 그룹 스테이지 전패였지만 배준식은 3경기 연속 노데스를 기록하는 등 한때 절정에 달했던 경기력의 편린을 보여주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배준식은 덤덤하게 "이미 지나간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고 운을 떼며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경기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 한층 성숙해진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

배준식은 프로게이머로서 보내온 시간과 연차, 경력보다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새로운 출발, 새로운 시즌만 바라보고 있다. 잘 맞는 팀원들과 경기를 승리하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는 것이 LCK로 돌아온 목표라고 밝힌 배준식. 혹독한 겨울바람이 부는 1월날, 스프링 스플릿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던 배준식과 한국 복귀와 LCK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인터뷰로 만나뵙게 되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안녕하세요. 스트리밍을 하면서 다가오는 LCK 스프링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LCS에서 두 시즌을 보내시고 한국행을 결정하셨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LCK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고 7년 이상 활동하면서 어떤 것들을 해야 하고, 어떤 것들을 하면 안 되는지를 계속 배워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익숙해진 것들이 있었는데 북미에선 차이가 있었더라고요. 분명 LCS에서 보고 배우고 겪었던 것들이 좋은 경험이긴 하지만, 다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익숙한 리그에서 하고 싶어서 LCK 복귀를 결정했죠. 

다른 구단의 오퍼도 있었을 듯 한데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LCK 복귀를 결정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겼던 부분이 성적이었어요. 아프리카에서 제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 생활을 오래 하셨지만 아프리카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건 처음입니다. 첫인상과 차이가 컸던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드레드' 이진혁이요. 아프리카에 오기 전에는 어떤 사람일지 감조차 안 왔거든요. 생각보다 성격도 활발하고 많이 귀여워요. 몰랐던 부분이라서 새롭더라고요.

이번 시즌 같이 호흡을 맞출 '리헨즈' 손시우에 대한 배준식 선수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한 마디로 잘하는 선수예요. 프로로서 갖춰야 할 자세나 연습 과정, 그리고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 있어서 손시우는 많은 연습을 통한 발전을 해왔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잘해요. 발전도 빠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디에 포커스를 둬야 하는지를 빠르게 캐치하는 선수입니다.

숙소를 이전하면서 아카데미 팀과 같은 건물에서 생활한다고 들었어요. 오랜 선배로서 유망주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층이 달라서 자주 마주칠 일이 없긴 하지만 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도 나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물론 제가 프로 선수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아카데미 친구들을 그렇게까지 도와주진 못하겠지만요. 제가 먼저 다가가는 데 익숙한 사람도 아니고요.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최근 대회였던 KeSPA컵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요. 오랜만에 국내 대회를 치른 소감은 어떠셨나요
저는 한국에서 경기하는 게 오랜만인 만큼 이번 KeSPA컵에 의미를 두고 임했어요.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LCK에서 패배했을 때 만큼의 감정적인 동요는 없었습니다. 어떤 부분을 더 잘했다면 좋았겠다는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경기였어요. '이런 실수들을 더 봐야겠구나'하고 배울 수 있었어요. 저희에게 자극이 됐던 대회였고, 더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팀 성적과는 별개로 개인 경기력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전 일주일마다 변할 수 있는 게 경기력이라고 생각해요. LoL 프로게이머는 하루하루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이거든요. KeSPA컵 때의 경기력은 이미 지나간 것이라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시에 엄청 잘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어요. 호평엔 감사하지만 제겐 당장 눈앞의 오늘과 내일이 더 중요해요.
이번 2021 시즌 초반 메타는 어떨 것 같나요
LoL이 시즌마다 격변한다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룬이나 맵, 아이템 등이 매해 많이 바뀌었지만 하다 보면 금방 적응이 되거든요. 첫 주엔 크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는데 하고 나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게임이라고 느껴요. 2021 시즌 초 메타는 이전과 비슷할 것 같아요. 팀게임인 만큼 5명 다 중요하지만 그나마 돋보일 수 있는 라인을 꼽으라면 탑-정글-원딜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드에서 나오는 챔피언은 요네 정도를 제외하면 평범하다고 할까요? 이미 많이 봤던 챔피언들이 나올 것 같아요. 물론 미드-서포터에서도 멋있는 상황이 나오죠. 그저 빈도의 차이 아닐까요.

이번 스프링에서 눈여겨 보는 팀이 있나요
담원 기아를 제외하면 젠지와 T1이요. 팀 자체적으로 성적에 대한 욕심도 많아 보이고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경쟁 상대로 보고 있는 원거리 딜러 선수들은 누군가요
이것도 담원을 제외하고 이야기 해보면 '테디' 박진성과 '룰러' 박재혁이요. 두 선수는 미래에도 잘할 것이란 기대가 있어요. 다른 선수들은 지금 잘한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해볼만 하고 안 질 것 같단 느낌이 들거든요. 물론 그 선수들도 계속 잘하다 보면 박진성이나 박재혁처럼 잘하겠단 생각이 들겠죠. 그렇지만 지금까진 그 두 선수 같은 느낌이 드는 다른 원거리 딜러 선수는 없네요.

이번 스프링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아직 롤파크에서 경기를 치러보신 적이 없어서 아쉬우실 것 같아요
롤파크는 가보기만 했고 경기를 못해봤어요. 경기장에서 경기하고 팬분들도 뵙고 싶었는데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모두의 건강이 우선이니 빨리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어요. (기자: 그러고보니 롤파크에 걸려있는 본인 그림은 보셨나요?) 네. 보고 제가 열심히 해왔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다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곤 하셨지만 LCK로 돌아오기로 한 결심도 쉽게 만들어지진 않았겠죠. LCK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프로로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 국제 대회에 가는 거죠. 최소한 3등은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론 제 실력에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요. 북미에서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뭔가 환경적인 부분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불만 없이 경기를 해보고 싶어요. 게임은 같이 하는 사람들과 잘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이겨야 재밌거든요. 그런 것들이 제게 중요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LCK 복귀만 생각했었습니다.

또한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씬에서 잘하기 위해선 빨리 배우고 더 발전해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자신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프로게이머로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거고요. 함께하는 사람들이 절 믿고 같이 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인터뷰를 끝내면서 팬들에게 하시고픈 말씀이 있나요
많지는 않지만 방송도 하고 SNS로 간단한 안부 인사라도 올리면서 소통을 하려고 해왔는데 최근에 그러질 못했네요. 그럼에도 항상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팬분들께서 보여주시는 사랑을 먼저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가오는 스프링 스플릿도 잘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아프리카 프릭스

이한빛 기자 mond@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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