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 軍도 '웨어러블 기기' 시대..전투체계에 융합

이원준 기자 2021. 1.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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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해병대, 소부대 전투지휘에 '군용 갤럭시' 활용
해군은 스마트워치로 위치 파악..'인권침해' 지적도
해군 1함대 양만춘함 승조원들이 사관실에서 도입된 스마트워치·단말기를 이용해 전투배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급된 스마트워치와 단말기는 상용품이 아닌 군용으로 특별 제작됐다. 2020.12.29/뉴스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우리 군이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빠르게 입고 있다. 스마트군을 만들기 위한 각종 사업이 구상 단계를 넘어 현실화되면서다.

특히 최근 도입 중인 웨어러블 기기가 기존 사업들과 다른 점은 보조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군 전투체계에 깊숙이 활용된다는 점이다.

8일 군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육군과 해병대는 올해 상반기 중 삼성전자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갤럭시 S20을 군용으로 개조한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군용 갤럭시 S20은 통화나 영상시청 등에 활용되는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철저히 군 전술용으로 개발된다. 강화된 외부 소재를 장착하고, 별도의 작전용 소프트웨어 및 보안 시스템을 갖춘다.

또한 실제 전장에서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 Δ나이트 비전 모드(야간 디스플레이드 조정) Δ스텔스 모드(통신 차단) Δ인텔리전스 캡처 모드(야간 영상 촬영, 공유) 기능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가 삼성전자로부터 도입한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 우리 군이 도입하는 전술용 스마트폰도 이와 유사한 형태가 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 뉴스1

전투원은 스마트폰 단말기를 전투복에 부착하는 방법 등으로 휴대하면서 전장상황을 다른 부대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부대 지휘관은 단말기를 보면서 기동 중에도 지휘통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해 적 상황 첩보, 전투·사격명령, 상황보고 및 경보 전파 등 발빠른 작전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군용 갤럭시 S20은 현재 30명 이하 소부대를 위한 전투지휘체계로 개발 중이다. 육군과 해병대 특수부대에 180세트가 우선 지급될 예정이다.

해군은 함정 승조원에게 스마트워치(시계)와 단말기를 지급해 쌍방향 소통망을 구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일환으로 한국형구축함 양만춘함(3200톤급)에 처음으로 무선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 운용하고 있다.

스마트 함정은 내부에 LTE 기지국, 서버, 사이버 방호 장비, 각종 IoT(사물인터넷) 장비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함정은 '바다 위의 기지국'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스마트워치는 이 무선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해군은 승조원이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화재, 침수, 익수자 발생 등 긴급상황에서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선네트워크로 서로 연결해 쌍방향 소통 및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기 착용자의 심박수도 공유되기 때문에 당직근무자가 승조원의 안전과 건강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전투배치, 출·입항, 항해시에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실시간 전투준비태세 점검이 가능해 작전 활용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함정이 LTE 기지국이 되기 때문에 먼바다에 나가더라도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내부 통신이 가능하다"면서 "이전에는 밀폐된 함정 내부에서 사람찾는 것도 일이었는데, 이 문제가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군은 2035년까지 중령 지휘함정에 무선네트워크체계를 순차적으로 구축하고, 앞으로 건조되는 신형 함정에는 건조단계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병력현황관리체계 개념도.(육군 제공)© 뉴스1

육군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병력현황관리체계' 사업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부대원에게 지급하고, 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병력위치·현황 및 건강상태를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육군은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해 일과시간에 병사의 심박수, 혈압, 운동량 등 건강상태 정보와 위치정보를 각 부대별 전산실 모바일 서버에 수집한다"며 "통합관제체계 및 부대관리 책임자 스마트폰에 병력현황(인원현황, 위치현황, 건강현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군의 웨어러블 기기 활용법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병력관리를 명목으로 각 부대원의 위치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민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심박수, 혈압)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을 막기 위해 '안심밴드'를 착용시켜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웨어러블 기기가 사실상의 '전자팔찌'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에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본인 동의 하에만 안심밴드 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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