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뒤쫓는 삼성..초미세공정 경쟁 불꽃

박진우 기자 2021. 1. 8.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파운드리 6% 성장 전망
1위 TSMC 54%·2위 삼성전자 18% 예측
10㎚ 이하, TSMC 60%, 삼성전자 40% 각축
내년 양산 목표 3㎚ 경쟁이 시장 향배 가를 듯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절대강자인 대만의 TSMC를 바짝 뒤쫓고 있지만, 올해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세계 1위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 격차가 큰 2위다.

대만 타이난 사이언스 파크 내 위치한 TSMC 팹(공장) 18. 현재 TSMC는 이곳에 3㎚ 팹을 건설 중이다. /TSMC제공

다만, 전 세계에 오직 두 회사만 가능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의 경우 점유율이 6:4로 나타나 향후 기술개발·양산 속도에 따라 삼성전자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약 6% 성장한 879억달러(약 95조5560억원)가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기술이 주목을 받아 스마트폰, TV, PC,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자동차 산업에서의 반도체 채용 비중도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대만 TSMC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의 54%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돼, 여전히 시장 1위를 고수할 것으로 여겨진다. 2위는 삼성전자로 지난해 17%에서 1%포인트 오른 18%가 전망되고 있다. 두 회사의 격차는 여전히 30%포인트 이상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회로 선폭이 10㎚ 이하 미세공정 시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각축이 예상된다. 10㎚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트렌스포스는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을 각각 60%, 40%로 점쳤다. 이 둘을 위협하고 있던 중국 SMIC는 미국 제재로 경쟁력이 다소 흔들린 상태다.

업계는 파운드리 전체와 미세공정 점유율에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경쟁력을 이유로 꼽는다. 7㎚ 이하 공정에서 TSMC와 대등하게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은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고효율·저전력·초소형 반도체가 만들어진다.

TSMC와 삼성전자는 5㎚ 공정에서도 맞붙고 있다. TSMC는 애플과 AMD, 미디어텍이 주요 고객으로 꼽히고, 삼성전자 역시 자체 모바일 AP(앱 프로세서) 엑시노스와 퀄컴, 엔비디아 등을 수주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고성능 컴퓨팅(HPC) 관련 반도체까지, 미세공정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그야말로 줄을 선 상황이다.

미세공정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할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 /삼성전자 제공

3㎚ 미세공정 양산도 관건이다. 3㎚ 반도체는 주로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 처리할 정보량이 많고, 처리 속도가 중요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화웨이,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요 잠재 고객으로 여겨진다.

TSMC와 삼성전자는나란히 2022년 3㎚ 공정 양산을 선언했으나, 기술 방향은 다소 다르다. 삼성전자는 3㎚ 공정에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하고, TSMC는 기존 공정에 사용한 핀펫(FinFET)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반도체의 구성을 이루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되는데, GAA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구조다. 이 덕분에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하는 등 채널 조정 능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누린다. 다만 핀펫 구조보다 공정이 복잡하고, 정교해 수율(收率·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핀펫은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아 초미세공정에서는 다소 불리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TSMC는 2㎚ 공정부터 삼성과 같은 GAA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업계는 3㎚ 공정에서의 성패가 향후 파운드리 업계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GAA로 3㎚부터는 삼성이 TSMC 대비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TSMC의 2㎚ GAA는 삼성의 3㎚ GAA 공정 2세대와 실질적인 성능이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3㎚ GAA 공정이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다면, 2023년 파운드리 시장은 지각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결코 낮지 않고,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10㎚ 이하 공정 진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을 비춰볼 때 2~3년 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체 시장 점유율은 30~40% 수준까지 충분히 상승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