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불러도 함께 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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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마음 지치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 눈가에 눈물이 고일 때, 내가 모든 눈물을 닦아드릴게요. 나는 언제나 그대 편이에요."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모으고 태세 전환한 고1들의 모습이라니요. 거리로 내몰리고 어둠이 몰려오고 주위엔 고통뿐일 때에도 다리가 되어줄 테니 '즈려 밟고 가라'는 헌신의 언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봉쇄된 이탈리아 곳곳에서 열렸던 발코니 연주회는 세계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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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마음 지치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 눈가에 눈물이 고일 때, 내가 모든 눈물을 닦아드릴게요. 나는 언제나 그대 편이에요.”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가 공간을 잔잔하게 메웠습니다.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의 노래를 한 친구가 부르자, 땀내 풀풀 풍기던 남학생 가득한 왁자한 교실이 고요해졌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모으고 태세 전환한 고1들의 모습이라니요…. 거리로 내몰리고 어둠이 몰려오고 주위엔 고통뿐일 때에도 다리가 되어줄 테니 ‘즈려 밟고 가라’는 헌신의 언어. 노래가 주는 힘은 실로 오묘했습니다. 베트 미들러의 ‘더 로즈’도, 스키터 데이비스가 부른 ‘이 세상 끝까지’(The End Of the World)도 아직 귓가를 맴도는 것만 같습니다. 30년 전 기타를 튕기며 팝송을 부르던 여드름쟁이 친구들은 이제 오십줄을 바라보고 있겠죠.
노래의 힘은 셉니다. 노래를 듣는 동안 가까스로 희망을 품고(서효인 <아무튼, 인기가요>) 노래는 삶의 지침이자 선생이 되기도(김형수 <유행가들>) 합니다.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아직 울음일 뿐이었다 해도 언젠가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나희덕 ‘귀뚜라미’, 안치환 노래) 있을 테죠.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봉쇄된 이탈리아 곳곳에서 열렸던 발코니 연주회는 세계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습니다. 혼자 불러도 함께 들어도 힘이 됩니다. 추억을 되살리는 흘러간 유행가, 마음을 울리는 노래의 읊조림에 귀기울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거기에 책이 어우러지면 더할 나위 없는 휴식과 위안이 함께하겠죠.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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