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000시대] '삼천피' 유지되려면..장기투자 유도 관건

강수윤 2021. 1.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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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소득공제·비과세 혜택 제공해야"
3월 공매도 재개 동학개미 이탈 가능성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첫 종가 3000선을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설치된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63.47포인트 오른 3031.68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을 돌파하며 '삼천피 시대'를 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968.21)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했다. 2007년 4월9일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앞자리를 갈아치우며 거래를 마감하기까지는 약 13년5개월가량이 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전날 1조286억원을 사들였으며, 외국인투자자는 108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조1754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 증시를 떠받친 동학개미들은 올해 연초부터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의 성숙을 위해 주식시장의 상승 원동력인 '장투 개미'들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 투자 원금에 대한 소득 공제 혜택을 주거나 장기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을 제공하면 공모펀드의 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효과는 세제 지원"이라며 "우리나라 개미들은 단타 중심의 투자문화가 형성돼 있어 장기투자로 바뀌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를 촉진하려면 세제 지원을 해주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세제 감면이나 지원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개인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도 유도 방안으로 세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2023년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는 가운데 내년 중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주식 뿐만 아니라 펀드까지 포괄하는 계좌단위의 세제혜택안도 제시된다. 현재 주식과 펀드 모두 세제가 묶여있는데 주식만 장기보유 혜택을 주고 펀드는 주지 않고 있다.

해외 사례의 경우 미국은 주식에 양도소득세 22%를 부과하지만 1년 넘게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저율로 분리과세를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투자 기간에 관계 없이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고액 장기 투자자가 누진세를 적용받는 역차별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첫 종가 3000선을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정일문(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가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7. photo@newsis.com

증권거래세 폐지·MSCI 선진국지수 편입 필요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장기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증권거래세 폐지의 계획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6월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상장주식을 팔 때 내는 세금)를 2022년과 2023년 2년간에 걸쳐 총 0.1%포인트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3년부터 모든 상장주식에 양도세를 전면 과세키로 해 증권거래세를 유지하는 건 '이중과세'란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시장 증권거래세율은 기존 0.1%에서 0.08%로, 코스닥시장은 0.25%에서 0.23%로 각각 0.02%포인트씩 낮아진다.

그러나 증권거래세 폐지를 확정짓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증권거래세 폐지와 장기투자 관련 세제 혜택 등 자본시장의 과세 체계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혀 실현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또 국내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관련 투자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연기금 벤치마크 개편이 검토될 필요도 있다.

이 금융산업실장은 "안정적인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유도를 위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증시자금이 실물로 유입되기 위해 연기금 벤치마크 개편을 통한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금융실장에 따르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시 약 60조원 규모의 안정적 기반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 신흥국 지수에서 빠질 경우 순유출 규모는 약 140조원으로 추산되는 반면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순유입 규모는 200조원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종가기준 첫 3000을 돌파하며 3031.68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1.01.07. 20hwan@newsis.com


이와 함께 성장성이 유망한 기업들은 빨리 상장시키고 3년 연속 적자기업이나 좀비기업, 석탄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을 과감하게 퇴출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당장 3월16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는 동학개미들의 증시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공매도 재개로 시장 충격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매도는 다른 나라도 허용하고 있어서 재개를 안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불법적 공매도는 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 금융산업실장은 "공매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면서 "공매도는 버블을 걷어내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공매도로 인한 가격 급락과 불공정 거래 개연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재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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