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숫자로 증명한 동학개미 시대..투자 길라잡이 되겠다"

이슬기 2021. 1.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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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키움증권 사장 인터뷰
동학개미 덕에 연초부터 사상최대 실적 경신 중
지난해 영웅문 불통 등 시스템 미비엔 반성
올해는 신사업보단 유입된 동학개미 지키기 초점
"리테일 수익은 지속가능..다양한 상품으로 투자대안 제시"

[이데일리 이슬기 조용석 기자] 코스피 지수 3000선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던 지난 5일. 이현(사진) 키움증권 사장을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키움증권의 수장인 만큼 여유가 흘러 넘치는 모습이었다. 2년 전 잇따른 신사업 행보로 생존에 대한 조바심을 보였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현 키움증권 대표가 5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키움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게끔 시스템을 보완하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싶다”. 올해 이 사장의 목표는 새로 유입된 투자자들을 지키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되 정도를 걷는 경영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이 사장. 그를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에서 만났다.

“리테일 수익 지속 불가능하다고? 그건 난센스”

이 사장에게 2020년 한 해에 대한 소회부터 물었다. 그는 숫자로 답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신규계좌 개설건이 330만이 넘어간다. 과거 5년 동안 개설된 신규계좌가 다 합해봐야 300만건이 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라며 “다들 코로나19로 디지털경제 발전속도가 앞당겨 졌다고 하는데 우리는 실제 숫자로 ‘영웅문(키움증권 HTS)’의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운동은 2021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영하의 날씨에도 키움증권만큼은 여전히 봄날인 이유다. 이 사장을 만났던 이날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일일 약정금액은 22조 9000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하루 신규로 개설된 계좌만 약 4만개로, 이 역시 사상 최대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이 단순한 증권사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기 때문에 이같은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리테일 수익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사장은 “우리는 영웅문으로 시장을 선점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플랫폼 비지니스로 벌어들이는 돈과 같다”며 “카카오나 네이버에 플랫폼 수익이 지속가능한지 묻지 않듯, 키움증권에 리테일 수익이 지속가능한가를 묻는 것은 넌센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자랑인 그 시스템은 지난해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한 고객이 갖고 있던 테슬라 주식을 자동으로 매도하는 사고도 났고, 투자자가 몰리면 영웅문이 불통이 되는 일도 있었다.

이 사장은 “죄송하다”고 고개부터 숙였다. 그는 “변명을 하면 안 되지만 시스템 용량을 무작정 늘리면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 사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증가한 규모로 잡았었다”며 “갑자기 거래대금이 3배 증가하면서 시스템이 견디지 못했다. 일련의 사고를 겪으면서 시스템 용량도 늘리고 담당자들에게 ‘또 다시 장애가 발생하면 각오해야 한다’고 으름장도 놨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에 연초부터 다른 증권사 HTS가 먹통이 됐던 것과 달리 영웅문 만큼은 정상 거래가 가능했다고도 부연했다.

올해 키움證은 신사업 보단 유입된 동학개미 지키기

2년 전 주식시장이 장기적 쇠퇴 추세에 있으니 증권업 외 다양한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 사장. 그런 생각은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보며 깨졌다. 이제 이 사장은 광폭 신사업 행보가 아닌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전략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 사장은 “우리가 인터넷은행 진출에 도전을 했지만 지금 보면 카카오뱅크 등이 이미 시장을 충분히 선점했다고 보여진다”며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이 현재 2조 5000억원이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도 코앞이지만 이 역시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자기자본을 빨리 늘려 종합금융투자사가 되면 신용공여 사업 등에서 유리하지만, 증자 등을 통해 서두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자기자본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런 키움증권의 올해 목표는 새로 진입한 동학개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를 떠받칠 순 없어도 다양한 투자상품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준다는 게 이 사장의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올해 주식시장은 일 년 내내 펀더멘털과의 괴리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우리는 그들에게 ELS, 소액채권, 해외채권, 랩(Wrap), 신탁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그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전념하려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키움증권은 오는 3월 새로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 달에 30만원씩 넣으면 키움증권이 유럽일주가 가능한 돈으로 불려주는 식의 로보어드바이저를 구상 중”이라며 “데이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이공계 인재들을 새로 뽑는 등 관련 팀이 현재 알고리즘 개발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의 올해 소망은 투자자들이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은행은 한 번 거래하면 평생 거래하는데 주식은 투자에서 손실을 보면 거래가 끊긴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투자성과를 내고, 또 키움증권이 여러 상품으로 보답해서 투자자들과 평생 재무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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