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美 민주주의 오점 남긴 트럼프 지지자들 의회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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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워싱턴 의사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짓밟혔다.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양원 합동회의에 맞춰 의회에 무단으로 진입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위상 추락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날 의회 폭력 사태 수시간 전에도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향해 "끝까지 선거에 불복하겠다"며 의사당 유린을 선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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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상징인 워싱턴 의사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짓밟혔다.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양원 합동회의에 맞춰 의회에 무단으로 진입했다. 최루탄 연기와 총성에 휘감긴 의사당에서 의원들은 달아나고, 폭도들은 의장석에 앉아 의정을 중단시키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위상 추락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의회 폭력 사태는 미국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도 경악과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개표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대선 불복을 선언, 국론 분열에 기름을 부었다. 패배를 인정한 뒤 지지자를 달래고 평화적 정권이양을 약속하던 전통과는 반대였다. 이날 의회 폭력 사태 수시간 전에도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향해 “끝까지 선거에 불복하겠다”며 의사당 유린을 선동했다. 그리고 상황이 심각해진 뒤에야 시위대 귀가를 촉구하고 “여러분의 고통을 알고 있다”며 행위를 옹호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번 사태를 ‘반란’으로 규정하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바나나공화국’에 비유한 것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이 모든 일은 트럼프 임기 만료 13일을 남겨 놓고 벌어졌다. 극단 세력과 이들을 이용하려는 정치인이 손잡을 때 정치 선진국에서조차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역설적으로 경고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뒤늦게 미국 사회가 트럼프의 재탄핵과 직무정지를 논의되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사태가 미국 정치의 진짜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미국 민주주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일로 인한 충격과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다. 법과 제도에 대한 존중, 승복의 정치문화를 근간으로 한 미국 민주주의가 조속히 회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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