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직도 삼시세끼 밥 먹니? 난 두끼가 빵이야

변희원 기자 2021. 1. 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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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에 빵 먹는 가구 급증.. 편의점까지 '빵식 대전'

코로나 사태로 외식이 제한되면서 ‘집밥'에 지친 가구를 겨냥한 이른바 ‘빵식(빵으로 끼니를 해결함) 대전'이 유통업계에서 시작됐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돌아서면 밥을 하고 돌아서면 또 밥을 해야 하는 ‘돌밥'에 돌아버린다”는 농담까지 유행하는 상황에서, 간식이나 디저트가 아닌 ’식사빵'을 매장에 선보이는 것이다. 편의점들은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를 발표했고, 패션업체도 매장에 빵집을 들이고 있다.

GS25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레디크'의 '순우유식빵'. 물 대신 국내산 우유로만 반죽했다. /GS리테일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최근 잇달아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를 출시했다. GS리테일은 6일 GS25와 GS더프레시에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를 내놨다. 브레디크는 빵(Bread)과 부티크(Boutique·양품점), 유니크(Unique·고유한)의 합성어다. 브레디크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은 순우유식빵·순우유스틱빵·순우유모닝롤·레몬큐브파운드 등 4종이다. 순우유식빵은 식빵 4대 요소(밀가루, 물, 소금, 효모)에서 물 대신 1A등급 국내산 우유로만 반죽해 부드러운 식감과 우유의 풍미를 살린 상품이다. 순우유스틱빵, 순우유모닝롤 역시 물 대신 국내산 1A등급, 1등급 우유를 사용했다. 오는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50여 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달 프리미엄 베이커리 라인을 출시한 CU는 허브브레드와 그레인브레드 등 건강빵과 샹달프(St.Dalfour) 잼을 패키지로 담은 ‘샹달프 브레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샹달프 잼은 설탕 등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고 100% 과일을 졸여 만든 프랑스 프리미엄 잼이다.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특징인 ‘허브브레드’에는 석류라즈베리 잼이, 통현미·귀리·조 등 곡물로 만든 ‘그레인브레드’에는 진하고 달콤한 맛이 강한 블랙체리 잼이 들어있다. CU는 “향후 치아바타, 포카치아, 통밀빵 등 그동안 편의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빵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지난달부터 CU에서 판매하는 '샹달프 브레드'의 '허브브레드'. 프랑스 프리미엄 잼 샹달프잼과 담백한 맛의 식사빵이 한 세트로 구성된 CU의 '샹달프 브레드'. /BGF리테일

세븐일레븐의 프리미엄 빵은 식품영양 전문가인 한영실 숙명여대 교수와 손잡고 건강재료가 들어간 ‘밤단팥빵’ ‘연유크림소보로빵’이다. 현미, 찹쌀, 땅콩, 마 등 6가지 건강 재료와 1등급 밀가루, 히말라야 핑크솔트(소금)를 사용했다. 이마트24도 최근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빵 경쟁은 실제 판매 데이터에 따라 시작됐다. GS25에 따르면 2015년부터 작년까지 점포당 빵 매출이 연평균 15% 이상 늘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된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CU의 식사 대용 빵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5.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베이커리 매출이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아침시간대(16.4%)와 주택가(29.5%) 매출이 높았다. 식습관 변화로 밥 대신 빵을 주식으로 먹는 가구가 늘어나던 추세가 코로나 사태로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 무인양품 매장에 들어선 식빵 전문 베이커리 '밀도'. /무인양품

편의점만이 아니다. 무인양품 강남점은 작년 6월 리뉴얼 개점을 하면서 성수동 유명 식빵 맛집 ‘밀도’를 숍인숍 형태로 열었다. 본점과 똑같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내세운다. 밀도의 대표 메뉴인 ‘담백식빵’과 ‘리치식빵’ ‘미니큐브 식빵’을 만나 볼 수 있다. 담백식빵은 물 대신 무지방 우유와 유기농 밀가루를 블렌딩해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며, 씹을 때 쫄깃하고 담백한 식감이 특징이다. 매일 정오부터 한정 수량 판매되는 ‘밀도 새참’은 밀도 식빵에 땅콩버터잼을 더한 메뉴다. ‘나이스 웨더'에서는 온라인 빵 판매에서도 식사빵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마켓컬리에 입점한 유명 베이커리 ‘타르틴베이커리’ ‘리치몬드과자점' ‘더브레드블루' ‘빵공장 띠에리' 등에선 식빵, 사워도우(천연발효 반죽), 치아바타 등 식사빵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PB(자사 브랜드) 식빵과 함께 ‘따순기미' ‘밀도' ‘도쿄마블'처럼 식빵 전문 업체의 제품도 내놨다. 온라인 띵굴 마켓은 양식당 ‘톡톡’에서 운영하는 식사빵 전문 베이커리 ‘식부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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