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조지아 선거 압승.. 그 뒤엔 흑인여성 있었네
5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조지아주 상원 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의 래피얼 워녹(51) 후보와 존 오소프(33) 후보가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모두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공화당이 텃밭으로 여겼던 이곳에서 작년 대선에 이어 상원 선거까지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 수는 50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으로 공화당과 같지만, 표결 동수 시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다수당 지위를 누린다. 앞서 민주당은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보다 11석 많은 222석을 얻어 다수당이 됐다.
현지 언론들은 조지아주 선거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흑인 여성 정치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47) 전 주 하원 의원을 꼽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번 상원 결선 투표 승리 축하 성명을 내며 에이브럼스를 언급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뉴욕타임스도 “지금 이 순간 그(에이브럼스)는 선거로 뽑히지 않은 미국 정치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2018년 주지사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했다 석패한 에이브럼스는 조지아주에 민주당 바람을 몰고온 주역이다. 그는 주 하원 의원으로 재직하면서 공화당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바꾸려 지난 10여년간 여성과 흑인·라틴계·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들의 정치적 권익 강화에 앞장섰다. ‘뉴 조지아 프로젝트’와 ‘페어 파이트(Fair Fight·공정한 싸움)’라는 풀뿌리 정치 조직을 만들어서 주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 제고에 힘썼다. 최근 유색인종들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권익 강화 운동은 탄력을 받았고, 민주당 바람으로 이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유서 깊은 흑인 여성 대학 스펠먼 칼리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애틀랜타시 변호사를 거쳐 2006년 조지아주 하원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010년에는 흑인 최초로 주 하원 민주당 대표가 됐다. 그는 2018년 11월 중간 선거 때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나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후보에게 1.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하지만 이때의 선전을 계기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됐다.
바이든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28년 만에 조지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도 에이브럼스가 이끈 풀뿌리 조직의 덕이 컸다. 이번 상원 결선 투표 승리로 강화된 정치적 입지를 바탕으로 에이브럼스는 오는 2022년 주지사 선거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브럼스는 ‘설리나 몽고메리’라는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을 8편 쓴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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