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돌출행동에 흔들리는 코로나 방역

이진경 입력 2021. 1. 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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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주목받은 영화 '월드워Z'.

하지만 코로나19의 터널은 출구가 안 보일 만큼 길고도 길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인류가 접종을 시작한 것인데 이 역시 해피엔딩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지친 사람들의 돌출행동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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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주목받은 영화 ‘월드워Z’. 관객들에겐 좀비로 인식되는 정체불명 존재들의 공격에 전 세계 인류가 고통받다 대응 방안을 찾아 반격한다는 줄거리다. 주인공 제리 레인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북한과 이스라엘 등을 넘나든다. 갖은 노력 끝에 좀비를 무찌를 백신을 찾아내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

현실에서도 이미 본 영화처럼 끝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해피엔딩일 것을 안다면 견딜 만할 테니까. 하지만 코로나19의 터널은 출구가 안 보일 만큼 길고도 길다. 지난해 1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길게 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인류가 접종을 시작한 것인데 이 역시 해피엔딩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진경 사회부 차장
이 때문인지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지친 사람들의 돌출행동도 잇따른다. 전국 유흥주점은 집합금지 대상으로, 지난 12월8일부터 영업할 수 없다. 그러나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영업하는 영업장이 적발되고 있다. 부산의 한 클럽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했는데, 손님 중 20대 자가격리 대상자 1명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대구, 경기 등 전국 곳곳에서 예약받아 몰래 영업하던 유흥업소가 단속되기도 했다.

1월1일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어도 사람들은 일출을 보겠다고 모여들었다. 난간에 빼곡히 서 있는 사람들, 해맞이 명소 주차장을 가득 채운 차들을 보면 모이면 위험하다며 해맞이 관광지 폐쇄 조치를 한 게 맞는지 헷갈린다.

5인 이상 모임도 적지 않은 듯하다. 정부·지자체가 방역수칙 위반을 보면 신고하도록 했는데,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는 12월 한 달간 1만여건, 서울경찰청에는 12월 23일부터 12일간 129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포상금 지급으로 인한 부작용 목소리도 나오지만, 반대로 보면 그만큼 위반 사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정부 지침을 따르는 사람만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나갈 수 있다. 특히, 정부 지침을 지키다 심각한 생계 위협을 받는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라테스, 카페, 노래방 등 많은 영역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헬스장들은 과태료를 매겨보라며 운영 재개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돌출행동은 혼란을 키우고, 방역체계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영화 월드워Z에서 좀비를 막기 위해 쌓아 올린 장벽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돌발행동이었다. “사람들은 일이 터지고 나서야 후회한다”며 선제적으로 쌓은 장벽을 자랑하던 영화 속 정부 당국자도 장벽이 무너진 뒤 후회했다.

코로나19는 정부, 국민이 뭉쳐야 이겨낼 수 있다. 시민들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조금 더 인내해야 한다.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올려 지금보다 더한 통제를 가해봐야 효과는 없고 피해만 클 뿐이다. 정부는 왜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세부 규정을 다듬을 필요도 있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진경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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