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말꼬마거미

집에서 발견한 말꼬마거미를 유리병에 넣고 한참 동안 키운 적이 있다. 말꼬마거미는 흔히 생각하는 방사형의 거미줄이 아니라, 매우 불규칙한 모양의 거미줄을 친다. 그리고는 잘 안 보이는 한쪽 구석에 웅크려 잠복한다. 말꼬마거미의 거미줄은 얼핏 보면 엉성한 것 같지만, 곤충을 사냥하는 데 아무런 손색이 없다.
집에 들어오는 온갖 곤충을 말꼬마거미의 먹이로 주었는데 파리, 집게벌레, 풍뎅이, 꼽등이까지 거미줄에 걸리면 웬만해선 줄이 끊어지지 않고, 말꼬마거미가 다가와 살짝 깨물면 금방 독이 퍼져 몸이 마비된다. 암컷은 먹이를 잔뜩 잡아먹으면 배가 매우 크게 부풀어 뱃속에 알을 가득 품는다. 수컷은 암컷에 비해 작고 가늘며 날씬한데, 때가 되면 암컷 거미줄 근처에 와서 조용히 기다리다가 거미줄 한쪽을 살짝 당겨 구애 신호를 보낸다. 수컷은 짝짓기 전에도 여차하면 암컷에게 잡아먹힐 수 있으며, 짝짓기가 끝난 후에도 대개 암컷의 먹잇감으로 생을 마친다.
암컷은 특별히 푹신한 거미줄을 짜내 알집을 만들어, 새끼 거미들이 태어날 때까지 알집을 지킨다. 둥근 갈색의 씨앗 주머니 같은 것이 말꼬마거미의 알집이다. 한 알집에는 150~200개의 알이 들어 있고 암컷은 평생 2~3개 이상의 알집을 만든다. 집에 거미줄이 쳐져 있으면 지저분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말꼬마거미의 남다른 모성애와 집안 해충 퇴치의 역할을 떠올리면 그들의 강인한 삶에 엄지척하게 된다.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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