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진심 "내 얄궂은 운명, K리그 흥행에 도움되길"
[스포츠경향]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선 어제의 친구가 내일의 적으로 다가오는 일이 흔하다.
‘영원한 리베로’라는 애칭이 익숙한 홍명보 울산 신임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태극마크가 익숙한 그는 누구나 아는 포항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나 울산과의 더비인 ‘동해안 더비’가 열릴 때마다 승리를 다짐했지만 이젠 거꾸로 친정팀인 포항을 무너뜨려야 하는 얄궂은 처지가 됐다.
홍 감독은 7일 “난 이제 울산 사령탑이다. 포항 팬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은 여전하지만, 이젠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1992년 포항제철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해 그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J리그로 떠나기 전인 1997년까지 줄곧 포항에서 뛰었고,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도 포항 소속이었다. 특히 울산만 만나면 남다른 승부욕을 자랑해 현역으로 마지막 동해안더비였던 2002년 9월 25일 1-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홍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만 만나면 반드시 이기고 돌아와야 한다는 각오가 있었다. 원정에서도 꼭 승리해야 했다”며 “이젠 반대의 입장으로 울산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야 한다.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친정팀인 포항을 무너뜨려야 올해 목표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지난 2년간 울산이 준우승에 그쳤던 원인 중에 하나가 결정적인 순간 포항에 졌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K리그 최종전에서 1-4로 대패하면서 거짓말처럼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줬고, 2020년도 마지막 포항과의 맞대결에선 0-4로 지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홍 감독은 자신의 얄궂은 운명이 K리그의 흥행 기폭제가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는 “사실 그 동안 울산과 포항의 화려한 스토리는 축구팬 외에 일반 대중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내 사연으로 관심이 높아져 K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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