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청탁금지법 완화 요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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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에서 한우 100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원정희씨는 이번 설에도 지난 추석 때처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2015년 청탁금지법 도입으로 소값이 떨어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또 한 번 타격을 입었는데,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청탁금지법상 선물가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일시 상향되면서 반짝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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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겪는 전국 농가 살려야"
정치권서도 "상한액 인상" 목소리
원씨는 “한우는 고가라 최소 20만원은 돼야 선물 구색이 갖춰지고 받는 분들도 기분이 좋다”며 “명절 기간만이라도 청탁금지법 선물가액을 높여주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전국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설 명절(2월10일)을 한 달여 앞두고 농업계의 청탁금지법 완화 요구가 커지면서 선물가액 상향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농업계에 따르면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만나 “코로나19 장기화와 전례없이 긴 장마, 태풍 등 재해로 인해 농수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설 명절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선물 상한액’을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상향해 달라”고 요청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설은 지난 추석보다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와 강화된 방역 조치 등으로 귀성인구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물가액 상향 조치와 연계한 선물보내기 운동을 통해 농수산물 소비와 내수 활성화를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보탰다. 전날 이만희, 권성동 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위원들은 “감소하는 농가소득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하루빨리 설맞이 농수산물 상한액을 상향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고가의 선물로 마음을 전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데다 청탁금지법이 완화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이번 설 명절 기간에 한해 청탁금지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엔 9월 8일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이틀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10일부터 곧바로 시행됐다.
농협중앙회는 “선물 세트 기획과 상품화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지금도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정부가 빠른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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