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소독제 BKC·BTC "흡입시 독성 위험"
[앵커]
코로나19 때문에 살균소독제 쓰는 건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학교나 공공기관 같은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살균소독제를 '공기 중에 뿌리는', 분무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을 비교적 간편하게 소독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게 사람 몸에는 괜찮은 걸까요?
이 살균소독제 원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물질 가운데 BKC와 BTC라는 게 있는데요,
흡입독성 연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이 물질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건강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구청.
민원인이 드나들 때마다 기계가 살균소독제를 온몸에 뿌립니다.
["(이게 눈, 코, 입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소독약이니까 뭐 그런 걱정은 없겠죠?"]
또다른 구청 역시 살균제를 뿌리는 방식으로 소독을 합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닦는 방식으로 방역을 하는 건 어려운가요?) 인건비 문제도 그렇고 사람이 일일이 닦는 게 한계가 있어요."]
서울 25개 구청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소독제 성분을 전수 조사해봤습니다.
15개 구에서 '4가 암모늄 계열'인 BKC와 BTC 성분 제품을 쓰고 있었습니다.
특성이 비슷한 물질을 사용하는 곳도 한 군데 있었습니다.
모두 분무소독 방식으로 사용 중이었습니다.
과연 안전한 걸까?
BKC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 설명서대로 200배 희석해서 기관지 상피세포에 투여했습니다.
30분쯤 지나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정상 세포와 달리 괴사해 검게 변한 겁니다.
설명서보다 더 묽게 희석 비율을 500배로 높이면 어떨까?
희석한 용액을 기관지 상피세포에 넣어봤습니다.
["그냥 동그랗게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떠서, 둥둥 뜬 것이거든요. 이게 죽었다는 거죠."]
현재 환경부가 인증한 코로나19 방역용 소독제 품목은 74개.
이 중 61개가 BKC와 BTC 등 '4가 암모늄 계열' 물질을 사용합니다.
[박은정/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 "전 국민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하다 보니까 마음이 진짜 뭐라고 표현을 못 하겠어요. 일단 분무소독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농도로 호흡기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어떤 위해성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아, 무엇보다 분무소독은 피해야 합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 "분무된 소독제를 사람들이 흡입했을 때는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살균소독제는 닦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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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기자 (hjni1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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