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15개월 만에 돌아온..장애인 콩나물 공장의 '기적'
기적이 찾아온 한 콩나물 공장 이야깁니다.
[김성태/발달장애인 : 기분이 좋고 훨훨 날아갈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해요. 행복하게 살면 돼…]
열다섯 달 전, 불은 발달장애인들의 터전을 모조리 삼켜 버렸습니다. 하지만 잿더미에서도 희망이 피었습니다. 하루 119원씩 모은 소방관, 돼지 저금통을 들고 온 아이, 국숫집 또 국밥집 사장님까지 평범한 손길들이 모였습니다.
오늘(7일) 다시 문을 연 공장에 최하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콩나물 공장에도 밤새 소복하게 눈이 쌓였습니다.
열다섯 달 동안 눈처럼 쌓인 온정에, 잿더미가 된 옛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공장이 누전 사고로 전부 타버렸을 때 10년 동안 키워온 홀로서기 꿈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성태 : 마음이 다 탄 거 같아요. 심장이 다 타는 느낌]
그러나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습니다.
[이대성/신부 (우리마을 원장) :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외롭지는 않았어요. 아이들이 돼지 저금통을 가져오고, 국숫집 사장님, 국밥집 사장님…]
불 꺼준 소방관들은 하루 119원씩 모았고 다른 종교에서도 힘을 보탰습니다.
이웃 사람들도 장애인 시설을 싫다 않고 이곳을, 하나의 시루에서 함께 자라는 콩나물인 양 품었습니다.
[이대성/신부 (우리마을 원장) : '우리마을'은 이 지역사회의 일원이었더라고요.]
다시 문 연 공장에선 작업이 한창입니다.
콩나물을 깨끗하게 씻어 걸러낸 뒤 빠르게 담아내니 뚝딱 한 상자가 채워집니다.
새 공장의 첫 콩나물은 인근 주민 7000명 모두에게 선물합니다.
코로나로 다 같이 일할 순 없지만, 다시 출근한다는 게 꿈같기만 합니다.
[유준성 : 같이 일하고, 같이 즐거웠으면 그게 제 소원이에요.]
더 크고 튼튼해진 콩나물 공장에서 '우리마을' 식구들은 희망을 봅니다.
아흔한 살 주교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노인요양원의 첫 삽을 뜨는 것이 새해 소망입니다.
[김성수/대한성공회 전 대주교 (우리마을 촌장) : 어두운 밤 친구와 둘이서 손 붙잡고 가는 게 밝은 날 혼자 가는 거보다 얼마나 좋은가…]
물 잘 주고, 온도 맞춰 기다려주면 잘 자라는 콩나물처럼, 여기서도 꿈이 자랍니다.
[김성태 : 돈 많이 모아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 좀 도와주고 싶고. 그게 꿈, 꿈이에요.]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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