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녹, '공화텃밭'서 유리천장 뚫고 흑인 첫 의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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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를 위해 목화를 따던 82세 된 (어머니의) 손은 며칠 전 투표소에서 막내아들을 미국의 상원의원으로 뽑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힘입니다."
NYT는 "주 전체의 선출직 공직자 중에 흑인이 거의 없는 이 지역의 정치권력은 인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워녹이 이곳 정치 세계에서 놓인 위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같은 북부지역 흑인 상원의원 출신들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조지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침례교 목사인 그가 미국 정치에서 뚜렷한 의미를 가진 장벽을 깨뜨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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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고통 노모에 사모곡으로
당선 소감.. 최연소 담임목사 지내
라파엘 워녹(51) 미국 상원의원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치러진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팔순이 넘은 노모에게 바치는 ‘사모곡’으로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목화·담배 농장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모친에 대한 그의 헌사는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남부연합의 중심지에서 흑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깬 자신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워녹은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가난한 집안의 12남매 중 11번째로 태어났다. 부친 조너선은 작은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했다.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모교 모어하우스대에 진학한 워녹은 킹 목사가 생전 목회활동을 펼치던 에벤에셀 침례교회의 최연소 담임목사가 됐다. 2014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확대운동을 주도하면서 정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이날 결선투표에서 공화당 현역 의원 켈리 뢰플러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대역전승을 일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워녹의 당선이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 드디어 흑인 상원의원을 배출한 것은 이 지역의 정치지형 및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이유에서다. NYT는 “주 전체의 선출직 공직자 중에 흑인이 거의 없는 이 지역의 정치권력은 인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워녹이 이곳 정치 세계에서 놓인 위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같은 북부지역 흑인 상원의원 출신들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조지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침례교 목사인 그가 미국 정치에서 뚜렷한 의미를 가진 장벽을 깨뜨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민권운동의 맥을 잇는 워녹의 당선이 조지아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흑인 인구 비율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 변화 속에서 애틀랜타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민주당색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고, 보수적인 시골 백인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후보 대신 흑인이나 젊은 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내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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