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싹쓸이' 광주 금은방털이범, 잡고 보니 현직 경찰
숨겨뒀던 절도품 모두 회수
[경향신문]
현직 경찰관이 금은방에 침입해 수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7일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A경위를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경위는 지난달 18일 오전 4시쯤 광주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에 침입해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A경위는 철제 셔터의 자물쇠를 공구로 자른 뒤 유리창을 부수고 금은방에 침입했다. 이어 유리진열대 2개를 공구로 내리쳐 안에 든 금반지와 금목걸이 등 값비싼 물건들을 미리 준비해온 가방에 담아 달아났다. 범행에 쓰인 차량의 번호판을 가리기도 했다. 그가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데에는 1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찰은 그동안 금은방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다 지난 6일 오후 11시쯤 지병 치료를 위해 병가를 내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A경위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A경위는 범행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결과 A경위는 범행 이후 평소처럼 파출소에 출근해 근무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대상으로 택한 금은방은 A경위가 과거 근무했던 관할지역으로 주변 지리를 잘 알던 곳이다. 경찰은 A경위가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둔 훔친 귀금속을 모두 회수했다.
경찰은 “A경위가 ‘많은 채무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면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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