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수영 허용 등 '집합금지 최소화' 선회..형평성 논란은 여전

김성규 기자 2021. 1. 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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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집합금지 시설에 해당하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형평성 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2021.1.5/뉴스1 © News1
정부는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8일부터 동시간대 9인 이하 아동·학생 교습을 조건으로 실내체육시설 운영을 허용했다. 노래방 등 집합금지 대상인 나머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17일 이후 운영 재개를 검토 중이다. 의료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확실히 가라앉지 않은데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최소화’로 선회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조건부 운영 허용은 앞서 학원·교습소와 7개 체육도장업종(태권도 검도 합기도 유도 우슈 권투 레슬링)에 적용한 조치와 같은 수준이다. 돌봄 공백 해소라는 기존 원칙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축구교실, 줄넘기, 수영, 탁구, 실내 테니스, 해동검도, 트램펄린, 클라이밍 등도 부분적으로나마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만 19세 미만 대상의 교습 형태로만 운영이 가능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는 실내체육시설뿐 아니라 대부분 다중이용시설의 집합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처벌 수위를 현재보다 높일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브리핑에서 “방역 위험성과 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제 하에 17일부터 일괄적으로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의사 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방역 수위를 낮추기로 한 건 최근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1000명 이하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완만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에 노래방, 카페 등 집합금지 대상 업주들은 안도하고 있다.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관계자는 “늦었지만 문을 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다만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 등이 있으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제는 버틸 힘도 자금도 모두 바닥났다. 방역 지침을 잘 지킬 테니 카페에서 실내 취식을 허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 변이 바이러스·설날 등 위험요소 여전

실내체육시설에서 업종 간 형평성 논란을 제기해온 헬스장, 필라테스 업계는 정부 조치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연맹 관계자는 “피트니스센터와 필라테스 학원은 고객 대부분이 성인”이라며 “아동·학생 교습만 허용한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연맹은 5일에 이어 7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실효성 있고 형평성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도 페이스북에 “이러려고 피 말라 죽어가는 관장들이 엄동설한에 울면서 하소연한 줄 아느냐”고 썼다.

일부 전문가들도 정부 방침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동, 청소년이라고 코로나에 덜 감염되는 게 아니다”라며 “이용자 연령이 아닌 시설 자체의 위험도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장 중에도 넓고 환기가 잘 되는 곳이 있는 반면, 어린이 대상 교습소 중에도 감염에 취약한 곳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향후 방역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가족들이 모이는 설날마저 다가오고 있다”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섣불리 방역조치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완만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방역당국 인식이 안일하다는 견해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하루 확진자 800명대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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