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잘 피한다 했더니..'금은방 털이' 잡고 보니 경찰
[뉴스데스크] ◀ 앵커 ▶
한 절도범이 금은방에 몰래 들어가서 딱 1분 만에 귀금속, 수천 만원 어치를 훔쳐서 도망갔습니다.
차량 번호판을 가리고 CCTV를 피하는, 수법이 노련했습니다.
집요한 추적 끝에 범인을 잡고 봤더니 21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8일 광주의 한 금은방.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오더니 둔기로 유리창을 깨고 순식간에 귀금속을 쓸어 담습니다.
금반지를 비롯해 훔친 귀금속만 2천 5백만원 대, 달아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분,
노련한 수법이었습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 (경찰에서는 따로 이렇게 해준 이야기가 있으세요? 용의자가 누구인 것 같다고?) "모르죠. 이제 조사해 갔으니까 누군지 나오겠죠."
광역수사대까지 나서 수사한 끝에 20여일 만에 붙잡은 범인은 뜻밖에도 47살의 현직 경찰관, 임 모 경위였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21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던 만큼,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임 경위는 자신의 관할지역이 아닌 곳에서 범행 대상을 지목했습니다.
또 범행 당일엔 미리 휴가를 내고 대담하게 자신의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또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차량 번호판을 가리고, CCTV 감시망이 느슨한 곳을 골라 도주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임 경위는 과거 CCTV관제센터에서 근무했던 경력도 있는데, 이때 익힌 경험을 악용한 셈입니다.
이동 거리가 멀고 복잡할수록 추적이 어렵다는 걸 알고 일부러 인근 장성과 영암 등지로 우회했습니다.
범행 다음날, 임 경위는 근무하던 파출소에 태연히 출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그때는 휴가였더라고요. 그 날, 그 도둑질 한 날은 휴가였고. 그 뒤로 보니까 거기는 일근이 아니잖아요, 파출소니까. 근무는 한 것 같긴 해요."
하지만, 민가의 CCTV까지 일일이 뒤진 동료들의 수사망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경찰은 지병을 이유로 병가를 내고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던 임 경위를 붙잡았고,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임 경위는 수 억원대의 빚에 시달린 끝에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전윤철/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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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근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51219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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