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맞을 스마트폰 업체 주가? "화웨이 빈자리 차지에 달렸다"

안하늘 2021. 1. 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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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의 눈으로 본 2021 산업]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포인트는 두가지다. 우선 지난해 코로나19로 쪼그라들었던 수요가 얼마나 폭발하느냐. 또 하나는 미중 갈등 유탄으로 시장에서 이탈한 세계 2위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누가 얼마나 차지하느냐다. 그 결과에 따라 투자자가 주목하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빈자리, 누가 차지할까

시각물_글로벌 주요 업체별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1억7,000만대에서 올해 4,500만대까지 수직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고 세계 판매량 1위에 올랐던 화웨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제품 생산조차 불가능한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규제 발효 전 쌓아놓은 반도체 재고도 올 상반기에는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뛰고 있다. 계획보다 한 달 빨리 갤럭시S21을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갤럭시S21의 흥행 여부에 올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 실적뿐 아니라 전체 스마트폰 업계의 판도까지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게 갤럭시S21 성공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때 '4,000만대'가 갤럭시S 시리즈의 성공 기준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급성장으로 갤럭시S시리즈는 S7 때 정점(4,900만대 판매)을 찍은 뒤, S8 3,800만대, S9 3,300만대, S10 3,300만대에 이어 지난해 S20에 와서는 2,000만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지키지 못했다.

시각물_바닥 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문 영업이익

고가폰은 '삼성 vs 애플', 중저가는 '샤오미 vs 삼성' 구도

화웨이 공백에 따른 수혜는 스마트폰의 가격대 별로 다를 전망이다. 이성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9년 화웨이의 600달러 이상급 모델 출하량은 2,400만대였는데 중국의 오포, 비보, 샤오미는 이 가격대 모델이 없다"며 "올해 삼성전자가 이중 약 1,000만대를 대체하고 나머지는 애플이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최대 수혜자다. 특히 화웨이 판매량의 70%가 몰려있던 중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작년 하반기 화웨이 출하량이 500만대 감소하는 사이, 샤오미는 580만대 늘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에서는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작년 상반기 국경 분쟁으로 인도 내 반중감정이 치솟자 삼성전자는 2년 만에 샤오미를 제치고 작년 3분기 인도 시장 1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10월 다시 샤오미에 1위를 내줬다.


"폴더블 잡아야 미래 폰 주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삼성 갤럭시Z폴드2'. 삼성전자 제공.

대화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차세대 모바일 경쟁은 폴더블폰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아직은 삼성전자가 앞서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된 폴더블폰 280만대 중 73%는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면서 '갤럭시노트'를 '갤럭시폴드'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애플도 2022년경 폴더블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샤오미, 오포, 비보에 이어 구글도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화면을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폰'을 곧 내놓는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은 폴더블폰 기술과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 측면에서 타사 대비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면 글로벌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물_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

"형님이 가면 아우도 간다"

동학개미라면 이미 주가 수준이 높은 삼성전자, 애플 외에도 이들에게 부품을 대는 협력 업체 실적과 주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핵심 부품을 삼성전자, 샤오미 등에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스마트폰 수요 회복에 따른 부품 사업 호재로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24만원으로 26.3% 올려 잡았다.

애플 아이폰의 카메라를 생산하는 LG이노텍 역시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목표주가가 22만원에서 23만원(케이프투자증권)으로 상향됐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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