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철수가 국민의힘 입당하면 불출마"..'합당' 압박
안철수 '제3지대' 고수하지만 막판 성사 가능성도 배제 못해
김종인 "선택은 안철수가 하는 것"..김태호, 국민의힘 복당
[경향신문]
야권의 서울시장 경선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이냐 아니냐’ 여부로 귀결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안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안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김 위원장이 회동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선언’을 했다. 단일화 방법론을 둘러싼 야권의 움직임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안 대표 측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안 대표가 전날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드리고 새해 인사차 찾아뵈었다”면서 “덕담 차원이었지 단일화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석자 없이 20여분간 이뤄졌다고 한다. 두 사람이 공개석상이 아닌 자리에서 회동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야권 안팎에선 평소 안 대표 이름만 거론해도 불쾌감을 표시해왔던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 만난 것만으로도 단일화를 위해 한 발짝 나아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전날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3월 초에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시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일화 논의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핵심 쟁점은 ‘입당 또는 합당’ 여부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를 하기 위한 경선을 치른다면 안 대표가 입당해 ‘국민의힘’ 틀 안에서 뛰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안 대표는 그러나 ‘국민의힘’ 옷으로는 중도층을 끌어올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가 ‘제3지대’에서 야권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전날 회동에서) 원칙적인 이야기를 했다. 선택은 안 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원들에게 회동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의 입당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의힘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에 들어오시면 저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출마 카드를 앞세워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 뒤 안 대표 등과 결선을 치르겠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통합 없이 단일화 없다”며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견이 상당하지만 양측 모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합쳐야 한다는 궁극적 목표가 같아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상존한다. 안 대표는 이날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면서 “야권 승리를 위해 여러 가지 고민하는 어떤 분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월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김태호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권성동 의원의 복당 이후 ‘탈당 4인방’ 중 홍준표·윤상현 의원만 무소속으로 남았다.
임지선·심진용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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