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주민들에게 말 거는 도시 벽화
[KBS 광주]
[앵커]
지역마다 도시 재생이 화두가 되면서 마을 벽화 같은 공공미술 조성 사업 요즘 흔하게 볼 수 있죠.
최근 담양읍 곳곳에도 벽화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 조금 특이하다고 합니다.
지종익 기자입니다.
[리포트]
담양읍 도로변의 주택 외벽.
빛바랜 가족사진 같은 엄마와 딸의 모습이 벽면을 장식했습니다.
뒤로 보이는 베개와 옷장에서도 어렴풋이 세월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벽화 속 주인공은 실제 담양에서 살아 온 주민 천영미 씨의 30여 년 전 모습.
작가는 원도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추억을 끄집어내기 위해 주민들의 오래된 앨범을 뒤져 한 장면을 벽으로 옮겨왔습니다.
[구헌주/작가 : "옛 것을 기억해내는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전환을 하게 됐어요. 이웃에 있을 법한 이미지,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이미지면 어떨까. 아, 나도 우리 집에 저런 사진 있었던 것 같은데 정도로만 좀 공감을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영미/벽화 모델 주민 : "제 이름을 부르면서 어디쯤에 꼭 너하고 똑같은 그림이 있던데 너 맞냐 그러는 거예요. 좀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했더니, 둘이 그 얘기하는 순간 웃고, 그러면서 옛날 얘기를 시작했었어요."]
오랜 세월 주민 건강을 돌봐 온 한의원 건물.
외벽 왼쪽에는 총을 멘 흑백의 군인이, 오른쪽에는 파스텔톤의 평화로운 일상이 담겨있습니다.
주민들은 벽화를 보며 저마다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봅니다.
[이봉춘/주민 : "이 코로나의 어려움을 뚫고 나면 또 평화로운 세상이 온다 이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이 그림이 참 철학적인 의미에서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좁디좁은 건물 틈새의 사잇길에도, 오래된 교회 종탑에도 마을의 중앙로를 따라 거리가 예술로 덧입혀졌습니다.
유행처럼 번지는 도시재생 사업. 쉽게 추진되는 공공미술사업이지만 그 기능과 역할을 더 고민했습니다.
[양초롱/담양 공공미술 프로젝트 기획 : "대중성을 확보하는 작가들도 있고, 시사성이라든가 지역의 현안을 반영하는 작품도 있을 수도 있고 이런 부분들을 다채롭게 펼 수 있는 방식들을 고민했습니다."]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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