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에 사고 날라.. "새벽배송 취소합니다" 착한 릴레이

김은경 기자 2021. 1. 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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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경보가 발효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근 주택가에서 한 택배 기사가 눈이 쌓인 골목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쏟아진 폭설과 도로 결빙으로 ‘배달 대란’이 벌어진 지난 6일 밤 온라인에서는 택배·배달업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배송을 자제하자는 ‘새벽배송 취소’ 릴레이가 시작됐다.

각종 블로그와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맘카페)에는 7일까지 ‘폭설 소식에 새벽배송 취소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음식 배달을 자제하고 배송일을 미루자는 제안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지역에 밤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었지만, 고객이 취소하지 않으면 업체나 배달 종사자가 배송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7일 새벽 도로 통제로 배송 일정에 차질을 빚었지만 이날 오전 사고 위험이 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배송을 완료했다”고 했다. SSG닷컴 관계자도 “이용자가 직접 취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금 늦더라도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배송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용자들이 ‘선제 행동’에 나선 것이다. 6일 저녁 한 블로거는 포스팅에 “내일 출근길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새벽배송도 출발 전에 취소했어요. 정말 급한 거 아니니까”라고 남겼다.

서울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7일 새벽 “기사님께 죄송해서 새벽배송 취소했다”며 “맘 편하게 자고 아침 눈 밟으면서 직접 사러 가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지역 커뮤니티 회원도 “오늘 당장 먹을 게 없는 것도 아니어서 어젯밤 취소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6일 밤부터 7일 새벽 사이에 각종 게시판에는 ‘오늘 새벽배송은 취소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배송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 쇼핑몰은 취소 버튼이 없어 상담글을 남겨야 한다’ ‘이미 물류센터에 배정된 경우라면, 괜히 취소했다가 배달 기사님이 두 번 왔다갔다하실 수도 있다’ 등 정보를 나눴다.

배송 취소 기한을 놓쳐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의 한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밤 11시40분쯤 “눈 오기 시작했을 때 바로 취소했어야 했는데, 정신없이 일하다 고객센터 퇴근 시간이 돼버려 취소를 못 했다”며 “이 위험한 길 오실 거 생각하니 마음이 미치겠다. 너무너무 죄송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미처 새벽배송 취소를 못 했다”며 “기사님께 너무 죄송하고 걱정이 돼서, 과일이랑 과자를 포장해서 문 앞에 내놨다”는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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